배구
공격수 대거 이탈에도 AVC '우승 노리는 남자배구', VNL 생존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벼랑 끝 여자배구'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유진형 기자]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바레인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구 챌린지컵) 첫 경기를 치른다.
세계랭킹 27위인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세계 랭킹으로만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 18개국을 가리기 때문에 우승해서 랭킹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남자 대표팀은 100% 전력이 아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과 나경복(이상 KB손해보험) 그리고 정지석(대한항공)을 부상으로 잃었다. 대체 선수로 홍동선(국군체육부대)과 이우진(전 몬차)을 뽑았지만 주포로 보긴 힘들다. 허수봉(현대캐피탈)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공격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희망이 있다. 그들에게는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은 세계랭킹 13위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임동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7일 네덜란드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아포짓으로 출격한 임동혁은 23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61%나 됐다. 신장이 큰 팀과 경기에서 아포짓 스파이커가 터지니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고 상대 블로커를 따돌릴 수 있게 됐다. 경기 전 '상대가 될 수 있을까. 통할까'라는 의문은 경기를 치를수록 '할 수 있다'는 느낌표가 됐고, 선수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여자배구 대표팀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여자 대표팀은 현재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부재를 절실히 느끼며 최악의 경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잔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다. 경기 내용을 보면 승리가 아닌 1세트를 따내기도 버거워 보인다.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포짓 포지션의 부재를 들 수 있다. 과거 황연주, 김희진 등 확실한 아포짓 스파이커가 있을 때와는 너무 다르다.
하지만 선수 탓만 할 수는 없다. 이는 V리그 선수 구성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 V리그의 대부분 팀은 한 경기에서 20점 이상 뽑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한다. 당장 결과를 내야 하는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을 극대화해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그로 인해 국내 선수들은 아포짓에서 뛸 기회가 극히 제한된다. 실전 경험을 쌓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다 보니 청소년 대표팀 시절 가능성을 보였던 젊은 선수들이 퇴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여자배구 대표팀의 아포짓 포지션은 소속팀에서 백업으로 뛰는 선수가 주전으로 나서며 그 한계를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아포짓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국 배구가 살 수 있다. 아포짓 포지션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국내 선수 육성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로 나설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아포짓이 그리운 한국 배구다.
[세계 랭킹 13위 네덜란드를 상대로 23득점을 기록한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 천안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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