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신, 계엄 선포·해제 집중 조명
NYT "동맹국 시험대 올랐다"…미국 외교·안보 여파 촉각
WP "계엄령, 군사 독재 정권 시절 아픈 기억 소환"
대통령실, 외신에 "비상계엄, 헌법 틀 안에서 이뤄졌다"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주요 외신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계엄 사태가 한국 민주주의를 시험대에 올렸다고 진단하며 미국 언론은 한국이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 외교·안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계엄령과 반전: 한국에서의 놀라운 6시간'이라는 머리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은 이제 지나간 역사로 믿었던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을 불러일으키는 위험한 권력 플레이인 '비상계엄령' 선포로 국가에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도 같은 날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특별한 시도로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하지만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거부당하면서 윤 대통령의 '셀프 쿠테타'(self-coup)는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의 위기는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이번 사태가 한미 동맹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봤다. 매체는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한·미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틀에서 외교 정책을 펼쳐온 만큼 이번 위기를 놓고 힘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지난 수십년간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였던 이유는 한국이 민주주의의 등불 같은 존재였기 때문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촉진을 우선시했던 만큼 한국의 계엄 사태가 특히 아플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도 한국의 계엄 선포와 해체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하며 한국의 정치 상황을 짚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회에 파견된 무장 특수부대가 (출입을) 통제하자 수백 명의 시위대가 인간 방어선을 만들어 군의 국회 진입을 막았고, 수천 명의 시위대가 국회 밖에서 '윤석열 체포'를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군사정권 시대를 연상시키는 통제 강화가 예상돼 서울에서는 심야까지 큰 혼란이 야기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관련해 주요 외신에 계엄 선포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한 서울발 기사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비상계엄령 발동이 너무 무리한 일이고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엄밀하게는 합헌적인 틀 안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간밤에 발생한 계엄 사태와 관련해 여러 외신의 문의가 빗발치자 정확한 입장을 전하고자 설명을 내놨다. 외신들은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담화에서 언급한 대로 야당의 주요 공직자 탄핵 추진과 법률·예산안 단독 처리 등을 지적하며 "국가 안보를 훼손한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이자 국정 정상화와 회복을 위한 조치 시도"라는 취지로 외신에 설명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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