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류승완 감독이 배우 정해인에 대해 얘기하며 특별한 도움을 준 조인성에게 감사를 전했다.
마이데일리는 1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베테랑2'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을 만나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이날 류 감독은 정해인을 처음 만난 순간을 회상했다. "처음 인사한 게 영화 '시동' 촬영장이었어요. 마치 큰 어른을 만나듯 절 보곤 벌떡 일어나더라고요. 박정민과는 단편을 같이 찍어서 편한 사이라 농담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미소 지으며 서 있더라고요.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 재수 없지? 짝다리도 안 짚고 어떻게 이러지? (웃음) 이 젊은이는 뭐지 싶었어요. 그렇게 흐트러짐 없기가 쉽지 않거든요. 저렇게 살아가는 인간은 얼마나 힘들까. 스트레스가 분명 있을 텐데 싶었죠."
'베테랑2'를 촬영하기에 앞서 정해인이 어디까지 흐트러질 수 있는지 실험(?)도 해봤다고 했다. 류 감독은 "대본 전달 전에 만나서 술 한잔했다. 지켜봤는데 안 흐트러지더라. 근데 정해인 안에도 분명 화가 있다. 너무 정직한 사람, 실수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타인의 실수에 대한 허용범위가 좁다. 이 친구도 내면에 그런 게 있다. '대체 인간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는. 근데 그게 잘 안 드러나고, 운동으로 화를 다스린다더라. 좀 무서웠다. 이 안의 뜨거운 것, 고요한 무언갈 보여주기 위해 또라이 연기도 필요 없었다. 차분한 목소리, 정확한 딕션, 다산 정약용의 자손이 보여주는 정직함이 되게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의 조태오가 너무 큰 사랑을 얻었다. 정해인은 애초에 조태오와 스스로 비교하려는 생각을 안 하더라. 저도 원치 않았다. 연기하기 어려웠을 거다. 박선우는 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이다. 신념이 있으나 임계점에 도달한 위태로운 상태다. 정의 내리지 않으려고 했다. 연기하는 배우도 일정 정도의 혼란을 갖길 바랐다. 서사가 존재하는 순간 답이 정해진다.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박선우가 그런 인물이길 바랐다. 극 중 박선우의 맑은 눈빛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같은 느낌을 준다. 앞뒤 설명이 안 되는 눈빛이기에 더욱 공포감을 줬다"고 얘기했다.
특히 류 감독은 '모가디슈' '밀수' 등에서 합을 맞춘 배우 조인성이 정해인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류 감독은 "정해인이 부담 갖는 걸 본 황정민 선배가 '우리 둘이 MT 가자'며 남양주 펜션으로 데려갔다. 그때 조인성이 정해인을 만나러 갔다. 만나서 '류승완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란다.' 얘기도 해주고 밤늦게까지 술 마시며 정해인을 풀어줬다고 한다. 되게 고맙다. 출연하지도 않는 작품인데 와서 배우로서 얘기 나눈 거다. 조인성의 인성이다"며 감사를 전했다.
'베테랑2'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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