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어라~ 뭔가 이상한데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150km가 넘는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은 분명 아리엘 후라도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뭐가 달라진 걸까.
그렇다. 키움 '안경 에이스'로 불리는 후라도가 안경을 벗고 등판한 것이다.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후라도가 안경을 벗고 선발 등판했다. 안경을 쓰지 않은 후라도지만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했고 탈삼진 2개를 잡으며 1회를 마무리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놓였으나 고도의 집중력으로 후속 타선을 잠재웠다.
2회부터는 평소처럼 다시 안경을 쓰고 등판한 후라도는 이날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7탈삼진 4실점을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던데 후라도가 안경을 쓰지 않고도 이렇게 잘 던질 수 있는 이유가 뭘까?
키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시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안경을 쓰는 건 일종의 루틴이다"라며 "간혹 벗고 던진다"라고 했다. KIA 양현종과 비슷한 사례라고 보면 될 것이다. KIA 양현종도 시력 교정 수술로 더 이상 안경을 쓸 필요가 없지만 투수라는 포지션이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여전히 익숙한 안경을 쓰고 등판한다. 평소에도 도수 없는 안경을 쓰는 이유다.
야구팬들은 후라도를 과거 LA 다저스 훌리오 유리아스 닮았다며 안경 에이스라 부른다. 실제로 두 선수는 고글을 쓴 모습이나 인상, 그리고 몸집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이제 후라도를 안경 에이스라 부르지 않아도 될 거 같다.
한편 후라도는 지난해부터 키움 유니폼을 입고 던졌다. 지난 시즌 30경기 선발 등판해 183⅔이닝 동안 11승 8패 147삼진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고, 올 시즌도 22경기 137⅔이닝 9승 5패 126탈삼진 평균자책점 3.47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닝 2위, WAR 2위, 평균자책점 4위, WHIP 5위, 다승 6위, 탈삼진 6위 등 투수 부문 모든 분야에서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포심과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비슷한 비중으로 구사하는 후라도는 각각의 레퍼토리의 완성도가 높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후라도는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종으로 공격적으로 투구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만들어내는 QS 제조 장인이다. 승리뿐 아니라 이닝까지 책임질 수 있는 후라도다.
오늘 후라도는 고척 홈에서 SSG를 상대로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안경을 벗고도 1이닝 탈삼진 2개를 잡으며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인 후라도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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