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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팔꿈치 인대 파열과 옆구리 부상이 겹친 오타니 쇼헤이가 공식적으로 2023시즌을 종료했다. 아직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예상 행선지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또 다시 뉴욕 메츠가 등장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투수 또는 타자만으로도 성공하기 힘든 프로 레벨에서 투·타 모두 엄청난 재능을 선보였던 까닭. 당시 오타니는 FA는 물론 포스팅 시스템도 아닌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빅리그에 입성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메이저리그 거의 대부분의 구단이 오타니의 영입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입성 초반 오타니의 제대로 된 '이도류' 활약은 볼 수 없었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인해 '토미존 수술'을 받았던 까닭. 오타니는 2018시즌 10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한 후 마운드에서는 오랜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오타니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기록을 갈아치우기 시작했던 것은 2021년이었다.
오타니는 2021시즌 타자로 155경기에서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 투수로는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지난해 34안타 95타점 타율 0.273 OPS 0.875,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마크하며 2021년의 모습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 올해도 좋은 모습은 이어졌다.
오타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며 가치를 드높였고, 타석에서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타율 0.304 OPS 1.066, 마운드에서는 23경기에 나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바탕으로 생애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MVP와 홈런왕을 향해 나아갔다. 두 개의 타이틀을 품는 것은 확정적이지만, 시즌이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오타니가 언급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친 이유는 부상 때문. 오타니는 지난달 말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1⅓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검진 결과 우측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에도 불구하고 타자로는 출전을 이어왔는데, 지난 4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이 끝난 뒤 자취를 감췄다. 이번엔 옆구리가 말썽을 일으킨 탓이었다.
필 네빈 감독은 오타니가 옆구리 부상으로 결장한 뒤 줄곧 부상자명단(IL)에 올릴 생각이 없으며, 곧 그라운드로 돌아올 것이라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던 중 한차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었지만, 다시 옆구리 통증이 발생하는 상황을 겪었고, 급기야 오타니는 동료들도 모르게 라커룸의 짐을 정리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에인절스는 지난 17일 오타니의 부상자명단 등록과 시즌아웃 소식을 동시에 전했다.
일단 오타니는 정규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 동료들은 물론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오타니가 에인절스와 함께 하는 마지막 시간이 될 전망이다. 물론 오타니가 에인절스와 FA 계약을 맺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줄곧 포스트시즌 진출을 염원했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로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이들의 동행은 끝났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미국 '뉴욕 포스트'는 지난 18일 "에인절스에서 오타니의 시간은 끝났다"고 전했고, 'CBS 스포츠'는 "오타니의 시즌이 끝났다. 에인절스에서 마지막 플레이를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계약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시 오타니의 유력 행선지로 뉴욕 메츠가 떠오르고 있다. 메츠는 올 시즌에 앞서 '사이영상' 원·투 펀치를 영입하는 등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으며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성적은 나오지 않았고,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핵심 전력들을 모두 떠나보냈다.
메츠는 시즌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2023시즌이 아닌 2024시즌 이후가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는데, 이 때문에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가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하고 이적을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오타니의 메츠행은 가능성이 낮아 보였지만, 다시 오타니와 메츠를 연결 짓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SNY'의 존 하퍼는 "메츠가 2024년 우승을 놓고 경쟁하려면 스타급 타자를 추가해야 한다"며 오타니와 코디 벨린저를 영입 후보로 내세우며 "오타니가 시즌이 끝난 지금 토미존 수술을 받더라도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타임라인을 볼 때 그는 다음 시즌 초 지명타자로 뛸 수 있을 것이다. 하퍼는 작년 11월 24일 수술을 받고, 5월 3일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포함이 돼 있었다"고 전했다. 하퍼는 당시 토미존 수술 160일 만에 돌아왔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 오타니가 메츠행을 희망하느냐다. 하지만 대부분의 야구계 관계자는 메츠가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밝힌 입장을 번복하고 오타니의 영입전에 참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NY'는 "오타니가 동부지구로 진출할 마음이 있는지의 여부"라며 "만약 오타니가 의향이 있다면, 메츠가 2024시즌에 올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가장 큰 제안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NY'에 따르면 한 라이벌팀 관계자는 "오타니가 뉴욕에 온다면 그들의 생각이 바뀔 것이다.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계약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메츠가 슈어저와 벌랜더의 계약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헨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동부지구로 이동할 마음이 있고, 코헨 구단주가 움직인다면 투수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마어마한 계약을 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벌써부터 오타니의 행선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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