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 "가고 싶어도 못 간다"…'태극마크' 간절함, 베테랑도 예외 없다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나도 매번 가고 싶었다. 항상 간절했다"

나성범은 지난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나성범은 KBO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1225경기에 출전해 233홈런 927타점 906득점 100도루 타율 0.313 OPS 0.915의 훌륭한 커리어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태극마크와 연이 닿지 못했다.

나성범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것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까지 단 두 차례.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나성범은 태극마크를 단 두 대회에서 9안타 타율 0.290을 기록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9년에는 큰 부상으로 인해 23경기 밖에 뛰지 못하면서 프리미어12 대표팀 승선이 불발됐고, 도쿄올림픽이 열린 2021시즌에도 부진으로 대표팀과는 연이 닿지 못했다. 그러나 나성범은 지난 시즌에 앞서 KIA 타이거즈와 6년 총액 15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144경기에서 180안타 21홈런 97타점 92득점 6도루 타율 0.320 OPS 0.91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 결과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이후 무려 8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나성범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KIA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로 향한 나성범은 대표팀 합류에 대해 "기대가 된다. 부담보다는 재밌을 것 같다"며 "8년 만이기 때문에 처음 국가대표에 뽑힌 선수들과 같이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 즐기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대표팀 선수 선발을 향한 추신수(SSG)의 발언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추신수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만 봐도,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이 많다"며 "당장의 성적보다도 앞으로를 봤다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 것이 맞고, 새로운 선수들이 뽑혔어야 한다.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인가. 일본에서도 그렇게 기사가 나오지 않나"라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11시즌을 뛴 베테랑에게도 태극마크는 그 어떤 타이틀보다 소중했다. 대표팀에 승선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던 경험들 때문이다. 나성범은 "대표팀은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인 것 같다. 누구나 뽑히고 싶은 자리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선수들도 많다. 나도 매번 가고 싶었지만 잘 안됐었다. 그래서 항상 간절했다"며 "뽑혔을 때만큼은 정말 열심히 해서 다음에도 뽑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나성범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대표팀에는 김현수, 박해민(이상 LG)와 이정후(키움), 박건우(NC)까지 쟁쟁한 선수들이 포함돼 있는 까닭이다. 나성범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는 "뛸지 안 뛸지 모르는 상황이다. 내가 어떠한 상황에 나갈지 모르겠지만,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은 다른 나라와 경쟁을 해야 하는 자리. 하지만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경쟁은 불가피하다. 이는 좋은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성범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많고, 국가대표는 여러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IA 나성범이 스프링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고 있다,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 나성범. 사진 = 인천공항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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