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대담하고 진취적인…모두의 '슈룹'이었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김혜수가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을 통해 모두의 슈룹이 되었다.

김혜수는 4일 종영한 '슈룹'에 중전 임화령 역을 맡아 출연하며 차원이 다른 연기력과 캐릭터를 보여줬다. 그는 기존에 사극이 그려왔던 내명부 여인의 정적인 이미지 대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역동적인 인물로 화령을 표현했다.

신선한 화법의 캐릭터 묘사는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 매주 최고 시청률 경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김혜수는 '슈룹'을 통해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모두 잡으며 스스로의 저력을 증명한 셈이 됐다.

김혜수가 그리는 화령이 달랐던 점은 모두를 생각하는 중전이었다는 것이다. 극 중 화령의 슈룹은 남다른 정체성을 가진 계성대군(유선호)에게, 양반에게 겁탈을 당하고도 되려 손가락질당해야 했던 여인에게, 방황하던 왕자들과 비통해하는 후궁들, 그리고 비참한 말로를 맞은 의성군(강찬희)과 황숙원(옥자연)에게까지 골고루 씌워졌다. 화령이라는 캐릭터는 신분과 성별을 뛰어넘어 모두가 평등하게 인정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의미, 즉 '사랑' 그 자체였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화령의 활약 역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성이기에 마주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통쾌하게 표현했다. 확신과 신념에 맞는 말이라면 국왕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고 대비의 계략과 황원 형의 음모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강인한 중전이자 대범한 화령의 행보는 큰 응원을 받았다.

물론 화령이 빛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혜수라는 배우가 있었다. 김혜수는 온갖 암투와 권력 다툼의 중심에 서야 했던 화령에 녹아들어 오로지 표정과 분위기만으로도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또한 기개 넘치는 목소리에 묻어 나오는 카리스마 역시 김혜수이기에 표현 가능했다. 나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는 대군들 앞에서 버럭 하고, 원손 앞에서는 무장해제되는 화령의 모습으로 따뜻한 인간미까지 느껴지게 만들었다.

'슈룹' 마지막 회는 태인세자는 물론 왕세자의 죽음에 관한 진실이 상세히 밝혀지며 결말을 맞았다. 동시에 비밀을 파헤칠수록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했던 화령의 고단했던 여정도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 보여준 화령의 담대하고 진취적인 행보는 새로운 사극의 매력을 일깨워 주며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화령을 화령으로 만든 김혜수의 연기는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의 진가를 확인시켜준 셈이기도 했다.

[사진 = tvN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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