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마운드로 안방 약점 지운다…2023년 KIA, 2022년 SSG를 꿈꾼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력한 마운드로 안방의 약점을 지울까.

SSG는 올 시즌 이재원-김민식 체제로 안방을 꾸렸다. 그럼에도 통합우승까지 성공했다. 냉정하게 볼 때 두 사람의 지분은 크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기간에도 두 사람은 타격과 수비에서 아쉬움을 자주 노출했고, 공수에서 펄펄 난 키움 이지영에게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SSG는 올 시즌 최강팀이었다. 강력한 마운드와 타선으로 페넌트레이스에서 LG,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의 추격을 따돌렸다. 포수들의 타격은 동료들이 메웠고, 불안한 수비와 주자견제, 볼배합 등은 투수들과 수비수들, 그리고 벤치의 지도자들과 프런트들까지 십시일반으로 보충했다.

KBO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명석한 포수의 중요성은 엄청났다. 왕조를 이끈 SK, 삼성, 두산도 리그를 대표하는 박경완, 진갑용, 양의지라는 포수가 있었다. 포수의 역량이 투수와 야수들에게 엄청난 시너지를 안겼다.

그러나 아주 빼어난 포수가 없어도 우승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올해 SSG는 말할 것도 없고, 2017년 KIA도 이적생 주전포수 김민식이 통합우승에 큰 지분을 차지한 건 아니었다. 당시 KIA에는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라는, 40승을 합작한 막강 원투펀치와 리그 최강타선이 버티고 있었다.

그래서 KIA의 이번 오프시즌이 눈길을 끈다. 박동원과의 비 FA 다년계약에 실패한 뒤 양의지 영입에 관심을 가졌으나 시장가를 확인하고 곧바로 발을 뺐다. 삼성과의 트레이드 불씨도 거의 꺼진 상태다. 기존 한승택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주효상 체제로 2023시즌을 시작할 게 확실하다.

포수의 약점은, 올해 SSG처럼 강한 투수들로 채울 수 있다. KIA는 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친 좌완 션 놀린을 보류선수명단에서 뺐다. 대신 지난달 30일 패스트볼 최고 154km를 뿌리는 우완 숀 앤더슨을 영입했다. 보류선수명단에 있는 토마스 파노니도 여차하면 구위형 투수로 바꿀 수 있다.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가 경기를 지배하면, 포수도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아직 풀타임 경험이 거의 없는 한승택과 유망주를 벗어나지 못한 주효상에겐 중요한 대목이다. 불펜에는 박동원의 보상선수 김대유도 합류했다. 김기훈, 신인 윤영철 등도 1군 풀타임으로 가세할 수 있다. 올해보다 마운드가 스피드, 뎁스에서 강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에 주효상을 비롯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변우혁, 임석진 등이 조금이라도 터지면 KIA의 장타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예상과 전망은 보수적으로 하는 게 맞다. 그러나 박동원은 떠났고 다른 파트에서 안방의 약점을 메워야 하는 건 팩트다. KIA는 앤더슨 영입과 함께 외국인 원투펀치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은 나름의 확실한 이유가 있다.

[앤더슨(위), 한승택(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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