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헥터·브룩스…KIA가 원하는 특급 외인에이스, 대권의 지름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위형 투수를 찾고 있다.”

장정석 단장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KIA는 30일 새 외국인투수 숀 앤더슨과 100만달러에 계약했다. 보도자료에 ‘강력한 구위’라는 코멘트를 넣을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실제로 앤더슨은 193cm의 큰 키에 최고 154km 패스트볼을 내리꽂는 우완 정통파투수다.

KIA는 올해 확실한 외국인에이스 없는 시즌을 보냈다. 우완 로니 윌리엄스와 좌완 션 놀린으로 출발했다. 로니는 공에 위력은 있는 편이지만, 선발 경력이 많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커맨드와 워크에식에 문제를 드러내며 중도 퇴단했다. 놀린은 좋은 투수지만 1선발이라기보다 최상급 2~3선발급이라고 봐야 한다.

KBO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제압하는 외국인 에이스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경우가 많았다. 여전히 KBO리그에는 리그를 압도하는 파이어볼러 에이스가 많지 않다. 그런 투수가 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끌면, 한국시리즈까지 푹 쉬었다가 등판해 플레이오프를 거친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며 팀의 통합우승을 선사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올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SSG에도 윌머 폰트가 있었다. KIA의 21세기 통합우승도 그랬다. 2009년 아귈리노 로페즈, 2017년 헥터 노에시가 있었다. 로페즈는 2009년 29경기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140km대 중반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2017년 헥터도 30경기서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로 맹활약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헥터의 2018년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6.2km였다. 최고 150km 언저리를 찍었으나 2018년에는 다소 스피드가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 타자를 압도한 KIA 외국인투수는 애런 브룩스였다. 브룩스는 2020시즌 23경기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맹활약했다. 2021시즌 도중 불미스러운 일로 퇴단했지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8.8km였다. 2020시즌에는 149.8km.

엄밀히 볼 때 KIA 역사상 최고의 구위형 외국인에이스는 브룩스였다. 브룩스가 몸 담은 시기 KIA의 전력이 상위권과 거리가 있던 탓에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 로페즈와 헥터는 브룩스만큼 공이 빠르지는 않아도 1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경기운영능력이 있었다.

KIA가 앤더슨에게 신규 외국인선수 최고금액(100만달러)을 기꺼이 쓴 건 구위형 에이스의 진수를 보여달라는 기대가 크게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왼손 선발투수가 워낙 많아서 오른손 외국인투수를 뽑은 것도 의미가 있다. 김종국 감독은 손보다 능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짜임새 측면에서 우완 에이스가 양현종 중심의 좌완 선발진과 좀 더 잘 어울린다.

또한, 양현종이 최근 KIA에서 보낸 두 시즌은 막강함과 거리가 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구위형 외인 에이스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KIA는 이제 앤더슨이 뉴 타이거즈의 궁극적 목표를 실현해주길 바란다.

[앤더슨(위), 브룩스(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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