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원 포수의 유산…KIA 마음을 아프게 한 몽땅연필, 1억원 완벽회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박동원(LG) 빅딜로 손해가 막심하다. 그러나 키움의 손익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IA는 4월 말 박동원을 영입하면서 키움에 내야수 김태진, 현금 10억원,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충암고 포수 김동헌)을 내줬다. 박동원이 2022-2023 FA 시장에서 4년 65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KIA가 손에 쥔 건 아무 것도 없다.

이 빅딜의 승자는 명확히 키움이다. 그러나 키움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박동원이 남긴 유산으로 구단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아울러 밝은 미래까지 꿈꾼다. 단순 계산을 하면, 10억원은 2군 선수단의 연봉을 상당 부분 책임질 수 있다. 그리고 유망주 육성 및 투자가 가능하다.

여기에 예비 신인 김동헌은 원주 마무리훈련에서 내부적으로 상당히 호평 받았다. 당당한 체구에 좋은 타격 잠재력, 포수에게 필요한 영리한 두뇌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청소년대표팀 주전포수로 뛴 건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당장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역시 김태진의 존재감이다. 김태진은 올 시즌 77경기서 타율 0.268 20타점 37득점 OPS 0.610을 기록했다. KIA에서도 주전 3루수로 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올 시즌 KIA가 류지혁을 주전 3루수로 낙점했고 신인 김도영이 가세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KIA에서 백업에 머물던 김태진은 키움에서 주전 1루수로 거듭났다. 키움은 박병호(KT) 이적 이후 확실한 주전 1루수가 없었다. 김태진 역시 풀타임 1루수라고 볼 수 없었지만, 젊은 선수가 많은 팀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몽땅연필’ 타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거의 방망이 중앙 부분을 잡는 듯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장타를 사실상 포기하고 극단적으로 정확성을 높이는 타격으로 큰 재미를 봤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0.200에 그쳤으나 LG와의 플레이오프서 타율 0.357 2타점 1득점, SSG와의 한국시리즈서 타율 0.333 4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력도 수준급이었다. 체구는 작지만 다리를 쫙 찢어 포구하며 내야수들을 편하게 했다. 시즌 막판 김혜성이 부상으로 빠지자 주 포지션 2루를 맡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록이 엄청나게 뛰어나지 않다고 해도, 키움으로선 김태진이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가는 건 어려웠다. 키움은 김태진의 연봉 1억원을 완벽하게 회수했다.

김태진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다. 2020시즌 NC에서 KIA로 옮기면서 NC의 창단 첫 우승을 함께하지 못했다. 키움은 2023시즌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다. 그러나 키움은 김태진과 함께 한국시리즈 동반 첫 우승을 달성하면 박동원 빅딜의 완벽한 승자가 될 전망이다.

[김태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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