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로 떠나기 하루 전까지 엘린이 챙겼던 김대유 "잠실에서의 함성과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뒤늦게 LG 트윈스에서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운 김대유(31)가 LG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박동원의 이적 보상 선수로 지난 27일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정든 LG를 떠났다.

김대유는 KIA의 지명을 받기 하루 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러브 기빙 데이(Love Giving Day)'에 참석했다. '러브 기빙 데이'는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하는 사랑 나눔 행사로 20여 명의 선수들이 참석했다. 신인 선수들의 장기자랑과 다양한 게임이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김대유는 제기차기 게임에 참여했다.

선수들은 자신과 한조를 이룰 팬을 선정했는데 김대유는 LG 트윈스 어린이 회원 엘린이를 선택했다. 팬 선정 전 사회자가 "지금 무슨 게임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엘린이를 같은 팀으로 뽑으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했지만 김대유는 유광점퍼를 입은 엘린이를 선택했다. 비록 제기차기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엘린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김대유였다.

그런데 다음날 KIA의 보상 선수로 갑작스레 LG를 떠나게 됐다. 김대유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전하기 위해 평소 활동하지 않던 SNS를 통해 LG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글이 김대유 SNS의 첫 게시글이었다.

김대유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LG에서의 3년은 제게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여서 너무나 영광이었고 LG 팬분들의 사랑을 과분할 정도로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잠실에서 들었던 함성과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KIA 타이거즈 김대유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좌완투수인 김대유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넥센에 입단한 뒤 SK와 KT를 거쳐 2020년부터 LG에서 활약했다. 2018년까지 방출의 아픔도 겪으며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많은 투수였다. 2019년 KT에서 21경기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듯했지만 2020년 2차 드래프트로 LG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은 부진했다. 하지만 LG 류지현 감독과 경헌호 코치, 김광삼 코치는 그를 믿었고 2021년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다. 팀 불펜의 핵심 투수로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이라는 좋은 성적도 남겼다. 그리고 2022년도 2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04로 호투했다. 김대유의 LG 행은 신의 한 수였다.

그렇기에 KIA가 20인 보호선수로 빠진 김대유를 놓칠 리 없었다. KIA는 "좌완인 김대유는 구위와 무브먼트가 뛰어나 좌타자뿐만 아니라 우타자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접전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고,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 요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김대유는 좌완 스리쿼터 투수다. 좌타자 등 뒤에서 날아오는 특이한 궤적의 슬라이더를 던진다. LG는 좌타자가 많은 팀이다. 내년 시즌 LG의 좌타자들은 좌타자 전문 투수 김대유와 상대해야한다.

[2022 러브 기빙 데이에서 엘린이와 한조를 이뤄 제기차기 게임을 한 김대유.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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