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빅 드림? 박동원은 잊었다…37홀드 사이드암의 진정한 가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혹시 빅 드림을 꾸는 것일까.

KIA가 LG와 FA 4년 65억원 계약을 체결한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김대유를 택했다. KBO리그에 거의 없는 좌완 사이드암이다. 희소성이 확실하다. 31세이며, 넥센, SK, KT, LG를 거쳐 보상선수 신분으로 다섯번째 팀을 맞이했다.

김대유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21시즌이었다. 64경기서 4승1패24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평균구속은 2020시즌에도, 2021~2022시즌에도 137km 언저리였다.

그런데 2021시즌에 슬라이더 비중을 줄이고 커브의 비중을 높여 성공했다. 느린 패스트볼에 더 느린 커브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올 시즌에는 다시 슬라이더와 커브의 비중이 거의 비슷했다. 좌타자 뿐 아니라 우타자 요리도 잘 했다.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0.229)과 우타자 피안타율(0.255)이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2년간 LG에서 37홀드를 쌓았다.

KIA는 마무리 정해영, 셋업맨 장현식, 전상현으로 이어지는 트리플J를 보유했다. 그러나 올 시즌 세 명 모두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경력이 있다. 심지어 장현식과 전상현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부상 이슈가 있었다.

장정석 단장은 KIA의 2023시즌 키 포인트로 투수력과 수비력을 꼽았다. 공격력은 리그 상위권이니, 투수력과 수비력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대유는 KIA 필승계투조의 짜임새를 더할 카드다. 올 시즌 경기 후반 승부처에 좌타자가 나오면, 이준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이걸 줄일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눈에 보이는 효과에만 주목하면 안 된다. 장기적인 포석까지 유추해볼 수 있다. KIA가 가장 시급하게 보강해야 하는 포지션은 포수다. LG는 당연히 유망주 포수 모두 보호명단에 묶었을 것이다. 현 시점에선 삼성과의 트레이드도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나 스토브리그가 더 흘러가고, 2023시즌이 되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도 있다. 물론 한승택-주효상 체제로 2023시즌 1군 안방을 꾸려갈 수는 있다. 그렇지만 KIA는 김종국 감독의 잔여 임기 2년 내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장정석 단장은 현 시점에서 포수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했을 뿐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포수 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삼성과 다시 얘기를 나눌 수도 있고, 또 다른 팀일 수도 있다. 장 단장은 작년에도 겨울부터 키움에 박동원 러브콜을 보냈다. 키움은 한동안 ‘NO’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대화하면서 4월 말에 빅딜을 이끌어냈다.

이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면 다른 파트에 다양한 카드를 보유한 건 큰 의미가 있다. 김대유를 훗날 트레이드 카드로 써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김대유의 합류로 KIA 불펜에 한결 짜임새가 생겼다. 거포 유망주를 여럿 확보한 것도 훗날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느 팀이나 불펜 투수와 거포는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KIA가 보상선수로 확실한 개성이 있는 김대유를 찍은 건 상당히 의미 있다. 즉시전력감으로서 당장 KIA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카드일 뿐 아니라, 훗날 운신의 폭까지 넓힌 의미가 있다. 박동원을 잃은 건 잃은 것이고,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했다.

[김대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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