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尹에 훈수 “두 번째 관저 포옹, 이재명과 하셔야…국민 박수 보낼 것”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은 대통령의 이런 정치를 보고 싶어 한다"고 훈수를 뒀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박지원 전 원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관저 만찬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포옹하셨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윤핵관의 조직적인 반대에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협의해 합의, 성사시켰다"고 운을 뗐다.

박 전 원장은 "이는 대통령의 승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며 합의 후에 당내 반발에 대통령께서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는 집권 6개월간 민심을 외면하시고 'MY WAY'(내 갈 길 간다) 하셨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이번 국정조사 합의는 민심을 존중하시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라고 윤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어 "앞으로 두 번째 관저 포옹은 이재명 대표와 하셔야 국민은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대통령의 진정한 대화와 협치의 대상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사법리스크 운운하지만 대통령께서 늘 말씀하시는 헌법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더욱이 최근 보도된 '대통령께서 죽어도 이재명 그 인간 자체가 싫다'라는 말씀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대통령실에서 해명했다"면서 "이제 관저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를 초청, 폭 넓은 대화로 정국을 풀어나가셔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끝으로 그는 "협치의 정치가 국정 성공의 지름길이다. 협치를 하실 때 대북·경제·외교·민주주의를 살릴 수 있다"며 "국회는 성실한 국정조사로 10·29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 국민의 슬픔을 위로하고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로 희망을 제시하며 미래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와 3시간 20분 간 '송년회'를 겸한 만찬 회동을 했다. 당내 리더십 혼선 끝에 지난 9월 출범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와의 첫 만찬 자리였다.

이날 관저 만찬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장동혁 원내대변인 등 14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출범 6개월을 맞은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소개하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협조 및 지원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으며 테이블 위에선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4일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국정조사 여야 합의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만이 적잖은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합의를 주도한 주 원내대표에게 윤 대통령은 "고생이 많으시다"라고 격려하면서 포옹까지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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