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 사&트? 영웅들은 지금, 그럴 생각이 없다…A등급이 족쇄인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 얘기는 나눠보지도 않았다.”

키움이 FA 원종현 영입을 발표한 게 19일이었다. 퓨처스 FA 이형종 영입은 24일에 발표했다. 두 건의 FA 발표 직후 고형욱 단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25일 기준 엿새 전에도, 하루 전에도 내부 FA 한현희와 정찬헌에 대한 기조는 달라진 게 전혀 없다.

키움은 공식화하지 않았을 뿐,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대놓고 얘기하지 않지만, 한현희와 정찬헌은 잡아도 되고 굳이 안 잡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원종현 외에도 외부에서 베테랑 투수들을 영입한 상태이며, 홍원기 감독 부임 이후 2년간 젊은 투수들을 1군에 꾸준히 기용하며 가능성도 확인했다. 내부적으로 두 사람의 공백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서 FA 시장에 유일하게 남은 A등급 한현희에 대한 사인&트레이드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고 단장은 이에 대해 “그런 얘기는 (한현희 에이전트와) 나눠보지도 않았다”라고 했다. 의미 있는 연락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 이 말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현희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업계에 따르면 분명히 관심이 있는 구단은 있었다. 그러나 구단들이 FA에게 ‘관심’이 있다고 ‘반드시’ 영입에 나서는 건 아니다. 현 시점에서 한현희와 밀도 높은 대화를 하는 구단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키움으로선 한현희와 정찬헌이 우선순위가 아니니,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 된다. 그렇다고 몸값을 떨어뜨릴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시간이 흐르고 자연스럽게 한현희 혹은 정찬헌 측과 대화할 상황이 오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니 사인&트레이드는, 현 시점에선 앞서나가는 얘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29세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 심지어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뿌릴 수 있으며, 올 시즌에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 피치에서도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줬다. FA 계약에 가장 중요한 건 미래가치다. 그런 측면에서 한현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막상 불이 붙지 않는다. 결국 올 시즌 부진이 결정적이라고 봐야 한다. 21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4.75. 결정적으로 KT와의 준플레이오프서 2경기에 등판, 1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했다. 이 여파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엔트리조차 들지 못했다.

여기에 A등급이라는 것도 은근히 족쇄가 될 수 있다. 분명 부활의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키움을 제외한 구단들은 보상규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A등급은 보호선수 20인 외 1인과 직전 시즌 연봉의 200%, 혹은 보상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키움을 제외한 구단들로선 이 정도를 감수하면서 올 시즌 부진했던 한현희를 영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2021시즌 코로나19 프로토콜 위반과 제재, 최근 몇 년간의 잔부상 등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키움을 제외한 구단들로선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사인&트레이드를 통해 한현희를 영입하려고 할 수 있다는 루머가 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 ‘

그렇다면 키움이 사인&트레이드 불가 방침을 오프시즌 내내 고수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시장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사실 키움도 한현희와의 인연을 완전히 정리하고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다만, FA 시장은 아직 초반이니 키움으로선 급할 게 없다.

여전히 FA 시장은 초반이며, 어느 팀이든 마운드 보강은 항상 필요하다. 갑자기 생각을 바꿔 한현희 영입에 나설 구단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키움은 사인&트레이드 루머를 차단했다. 한현희 관련 돌아가는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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