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관심 '확실'한 두산…이승엽 "있으면 좋다" 숨길 수 없는 기대감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핑계는 없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18일 취임식 당시 '포수 보강'을 외쳤다. 사령탑은 "포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좋은 포수가 있다면, 투수와 야수들이 편하게 야구를 풀어나갈 수 있다.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포수라고 말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은 '현재' 주전을 맡을 포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안방'을 지켰던 박세혁이 올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은 까닭이다. 박세혁의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승엽 감독은 공개적인 자리를 통해 주전 포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수는 야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포지션 중 가장 육성이 어렵다. 포수는 타격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볼 배합을 비롯해 투수와의 호흡, 경기를 읽는 능력, 도루 저지, 프레이밍 등 신경 써야 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능력이 모두 수준급으로 올라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두산은 지난달부터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장승현을 비롯해 안승한, 박유연 등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자원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세혁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주전 역할을 맡길 선수가 마땅치 않다.

이승엽 감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와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확실한 주전 포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취임식에서 모두 했다. 이제는 구단에서 알아서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오묘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 FA 시장에는 '주전' 포수 자원이 대거 쏟아졌다. 이재원(SSG 랜더스)의 경우 FA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최대어' 양의지를 시작으로 유강남과 박동원, 박세혁까지 총 4명의 안방마님이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산은 어떻게든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포수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승엽 감독이 가장 탐을 내는 선수는 단연 양의지다. 양의지는 현재 KBO리그 최고의 포수. 수많은 국제대회 경험은 물론, 공격력도 뛰어나다. 양의지는 KBO 통산 1585경기에서 1546안타 228홈런 타율 0.307을 기록 중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마스크를 쓰는 일이 줄어들고 있지만, 양의지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현재 양의지를 향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양의지의 원소속 구단인 NC 다이노스와 두산에 이어 몇몇 팀이 양의지의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공개적으로 포수 보강을 희망했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승엽 감독은 만약 포수 보강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주어진 전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 그는 "사실 있으면 좋다. 하지만 없으면 또 없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주전 포수가) 들어오든 안 들어오든 핑계는 없다"고 말했다.

덤덤하게 답변을 이어가던 이승엽 감독은 끝까지 속마음을 감추지는 못했다. 사령탑은 "구단에서 잘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덧붙였다. 두산의 오프 시즌 포수 보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의지, 두산 이승엽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곰들의 모임' 두산 베어스와 최강야구 몬스터즈와의 이벤트 경기에 앞서 팬사인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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