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듀오’ 추신수·김강민만 있나…SSG 베테랑 파워, 1.4억원 '매운 맛'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추신수와 김강민만 있었나. SSG의 배테랑 파워는 마운드의 고효준(39)과 노경은(38)으로부터도 발휘됐다.

SSG는 10개 구단 중 평균연령이 가장 높다. 기본적으로 30대 중반 안팎의 베테랑들이 이끌어가는 팀이다. 특히 ‘40세 듀오’ 추신수와 김강민은 그라운드는 물론 덕아웃에서도 엄청난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추신수가 입단한 뒤 SSG의 문화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추신수와 김강민만 있었던 건 아니다. 1년 내내 마운드에서 고생한 고효준과 노경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고효준이 4000만원, 노경은이 1억원을 받았다. FA 대형계약자가 넘치는 팀에 1억4000만원은 ‘단돈’이다. 그러나 이들의 효율은 높았다.

노경은은 전반기에 주로 선발로 뛰었다. 타구에 부상하며 결장한 기간도 있었지만, 8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38로 맹활약했다.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완벽 변신, 33경기서 7승2패7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했다.

노경은은 두산, 롯데시절에 선발, 메인 셋업맨, 마무리, 원포인트, 심지어 추격조까지 경험했다. 다양한 보직에 오가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방법을 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패스트볼, 슬라이더, 싱커, 스플리터, 커브, 체인지업, 너클커브를 사용했다. 패스트볼 비율은 29.9%에 그쳤고, 슬라이더(26.7%), 너클커브(0.7%)를 제외한 다른 구종의 구사율은 대동소이했다. 그만큼 언제 어느 타이밍에 어떤 공을 던질지 알 수 없는 투수였다

한국시리즈는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4.50이었다. 그러나 1차전 ⅔이닝 2실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2경기서는 충분히 훌륭한 투구를 했다. 내년에도 어떤 역할이든 그냥 믿고 맡길 만하다. 김원형 감독으로선 고마울 수밖에 없는 존재다.

고효준은 제구가 들쭉날쭉한 패스트볼의 비중을 낮추고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성공한 케이스다. 김원형 감독의 추천도 있었고, 고효준의 노력도 돋보였다. 부상도 있었지만 잘 관리했고 극복했다. 45경기서 1승7홀드 평균자책점 3.72. 한국시리즈 2경기서도 1⅓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SSG는 왼손 불펜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팀이다. 고효준이 팀의 가려운 곳을 잘 긁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데 문제 없는 걸 확실하게 입증했다. 노경은도 고효준도 내년 연봉이 꽤 상승할 여지가 있다.

SSG의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이 주축 선수들의 활약으로만 완성된 건 아니다. 노경은과 고효준은 추신수와 김강민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들이 없었다면 SSG의 2022시즌은 좀 더 힘겨웠을 수 있다.

[노경은(위), 고효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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