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했지만…'어린 왕자'는 9월의 위기를 잊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8~9월의 압박감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SSG 랜더스가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10월 4일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가 이기며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SSG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확정됐다. 4월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4-0 승리로 공동 1위 자리에 올랐던 SSG는 그 이후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SSG의 여유 있는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은 키움 히어로즈전이었다. 당시 키움이 2.5경기 차로 SSG를 추격하고 있었다. 그 마지막 3연전에서 SSG는 2승을 거뒀다. 1경기는 우천 취소되며 경기 차를 4.5경기 차로 벌린 채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키움의 추격을 따돌렸지만, 후반기에는 LG가 치고 올라왔다. 후반기 LG가 엄청난 기세를 보이며 SSG를 2.5경기 차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LG의 추격도 있었지만, SSG의 하락세도 문제였다.

SSG는 8월 28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 2-4 패배 후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우천 취소 그리고 31일 삼성전 1-2로 패하면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9월에는 11승 11패 1무로 5할 승률을 챙겼다. 9월 마지막 9경기에서 6승 3패를 거두지 않았다면, 1위 경쟁이 어려웠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던 김원형 감독은 8~9월의 압박감에 "중요한 것은 경기 결과가 좋게 나오고 기쁜 상황이다. 하지만 8~9월의 압박감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을 점검해야 할 듯하다"라며 "잊어버리는 것들이 많다. 안 좋은 것은 빨리 지워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확실한 문제점은 복기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9월 SSG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펜의 과부하였다. 계속 타이트한 경기가 펼쳐지면서 올라오던 투수들이 계속 올라와야 했다. 결국 힘이 빠지게 되며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후반기 SSG 구원진의 평균 자책점은 4.86으로 6위다. 하지만 9월만 따지면 평균 자책점 7.95로 리그 최하위다.

우승을 확정한 뒤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취재진에게 9월이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들어가기 전에 2위와 8경기 차만 유지하자 생각했는데 그러면 조금 더 편안하게 경기하겠다 생각했는데, 6경기 차로 9월을 맞이했다"라며 "불펜도 지치고 경기도 타이트하다 보니 나가는 선수들이 한정돼있고 그 선수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경기가 뒤집히기도 했다. 9월이 최대 위기였다"라고 밝혔다.

한국 시리즈에 직행한 SSG는 다른 팀들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 그 사이 불펜진의 휴식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김원형 감독의 말대로 9월의 문제를 복기하고 해결한다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 시리즈 우승까지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SSG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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