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도루하는 소리하고 있네…진짜 했다, 타이거즈 5위를 위해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형우 도루하는 소리 하고 있네? 진짜 했다.

KIA 최고참 최형우가 1513일만에 도루를 했다. 5일 광주 LG전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3으로 추격한 6회말 2사 1루 황대인 타석이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투런포로 0-3서 2-3으로 추격했고, 최형우가 안타로 출루하며 대반전의 가능성이 엿보인 시점이었다.

더구나 타석에는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는 황대인. KIA로선 이 기회에 최소한 동점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5위 확정 매직넘버2의 완전 소멸에 가장 깔끔한 시나리오는 잔여 4경기 중 2승을 챙기는 것이라는 걸 KIA 사람들은 잘 안다.

마침 마운드에도 LG 사이드암 정우영이었다. 옆구리 투수라서 아무래도 주자 견제에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최형우가 2루로 뛸 타이밍이었다. 실제 볼카운트 1S서 2구 투심이 들어가기 전에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멋지게 세이프 되면서 KIA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조금씩 올리던 KIA 타선이 또 매끄럽지 않았다. 황대인이 정우영의 투심에 잇따라 헛스윙하며 허무하게 이닝을 끝냈다. 최형우의 도루가 무용지물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그리고 7회초에 빅이닝을 허용하면서 승기를 건넸다.

최형우의 이날 이전의 도루는 무려 4년2개월을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2018년 8월14일 광주 LG전이었다. 무려 1513일만이었다. 전성기에도 주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고,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더더욱 도루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런 최형우가 벤치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정황상 단독 도루일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KIA는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제 KIA가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하려면 잔여 3경기 중 2경기를 잡아야 한다. NC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NC 역시 대역전 5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KIA가 아직 마음을 놓을 때는 아니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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