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의 배수만 주르륵, 1등 433명… 필리핀 로또 조작?

▲필리핀 그랜드 로또의 1등 당첨자들이 당첨금을 수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SNS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필리핀의 한 복권에서 400명이 넘는 1등 당첨자가 나와 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현지 시각) BBC, 블룸버그 등을 인용한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필리핀 복권 ‘그랜드 로또’ 추첨 결과 433명이 1등에 당첨됐다. 총 당첨금은 2억3600만페소(약 57억4800만원). 당첨자들은 세금을 제외하고 1인당 54만5000페소(약 1300만원)를 나눠갖게 된다.

문제는 당첨 번호가 9의 배수만 있다는 것이다. 그랜드 로또는 1부터 55 사이의 숫자 중 6개를 맞춰야 1등이다. 이번 1등 당첨번호는 ‘9, 18, 27, 36, 45, 54′다.

이를 두고 조작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자 필리핀복권위원회(PCSO) 관계자 멜키아데스 로블레스는 “추첨 번호는 조작될 수 없다”며 “매회마다 자신이 정한 일련의 숫자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1등 당첨자는 “나는 수년 동안 9의 배수, 8의 배수, 7의 배수, 6의 배수에 베팅해왔다”며 “내가 방금 당첨돼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수학 교수 테렌스 타오는 “특정 패턴을 보이는 일련의 숫자가 당첨되는 것은 드물다”면서도 “전세계 수백개의 복권 중 당첨 번호가 특이한 패턴을 보이는 것은 통계적으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른 복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온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복권에서는 2020년 12월 ‘5, 6, 7, 8, 9, 10′으로 당첨번호가 추첨된 것을 20명이 맞췄다.

이들은 각자 37만 달러(약 5억 2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기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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