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SSG에 2017년 KIA가 보인다…평행이론? 야구의 신만 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평행이론인가. 야구의 신만 안다.

SSG의 2022시즌은 KIA의 2017시즌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 우선 직전시즌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고, 해당 시즌에 통합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KIA는 2016년에 와일드카드결정전서 고배를 마셨고, 리빌딩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SSG는 올해 김광현의 복귀로 우승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는 있었다. 그러나 LG와 NC의 우승에 무게를 두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두 팀은 직전 시즌 중위권서 곧바로 해당 시즌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KIA는 4년 100억원에 FA 최형우를 영입했고, 시즌 초반과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 트레이드로 김민식, 이명기, 김세현을 잇따라 데려왔다. SSG도 김광현의 4년 151억원 비 FA 계약과 함께 비 FA 5년계약(박종훈 65억원+한유섬 60억원+문승원 55억원)을 통해 180억원을 쐈다.

전력보강으로 반등의 조짐은 있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더 강력한 시너지가 휘몰아친 케이스다. 2017년 KIA는 타선의 결정력, 2022년 SSG는 선발진의 힘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그렇게 두 팀은 타선과 선발진 위주의 팀 컬러를 구축했다.

2017년 KIA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라는 20승 듀오가 있었다. 올해 SSG도 김광현과 윌머 폰트가 리그 최강 원투펀치로 군림했다. 여기에 2017년 KIA는 각종 팀 타격 지표에서 1위를 독식했다. 올해 SSG는 5년 전 KIA만큼은 아니지만, 홈런군단의 장점을 극대화했고, 예년보다 찬스에서의 결정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결정적으로 불펜이 불안한 약점도 똑같다. 2017년 KIA는 임창용이라는 확실한 마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임창용이 시즌이 진행될수록 불안하면서 김세현 영입을 추진했다. 김세현 영입 후 뒷문이 안정감을 찾았지만, 시즌 막판 2위 두산에 거의 다 따라 잡히며 간담이 서늘한 순간도 있었다. 결국 대투수 양현종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의 마지막을 책임졌다.

올해 SSG가 8~9월에 고생한 근본적 원인도 불펜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9월 불펜 평균자책점 7.95로 리그 최하위였다. 결국 9월 초 LG에 2.5경기 차로 쫓겼다. 이것조차 5년 전 KIA와 흡사하다. 한편으로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가 나왔다. 현 시점에서 불펜은 통합우승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SSG가 통합우승까지 달성하면 마침내 5년 전 KIA와 평행이론을 완성할 수 있다. 타선과 선발진은 크게 걱정할 건 없다. 4선발 박종훈이 살짝 불안하지만, 불펜이 안정감을 찾으면 큰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 SSG 불펜투수들은 약 3주간 재정비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시리즈 직행팀의 투수들은 휴식 효과를 등에 업고 강력한 구위를 뽐낸 사례가 많았다.

SSG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도 관심사다. 5년 전 KIA는 두산왕조를 상대로 쉽지 않은 일전을 치렀다. 올 시즌 SSG의 파트너는 LG 혹은 KT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플레이오프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올라오는 건 SSG의 호재다. 반면 이 팀들의 전력 자체는 만만치 않다.

SSG 핵심 불펜 노경은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우승을 한 SSG랜더스의 일원이 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다. 올 시즌 SSG에서 주축선수로 경기를 뛰고, 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어 너무 기분 좋고 나에게 있어서 큰 복이다.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재정비를 하는 것이 앞으로 첫 번째 목표인 것 같다. 끝으로 무엇보다 동료 선수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2022년 SSG(위, 가운데), 2017년 KIA(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