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애지중지 했는데…日 대표팀, '164km' 퍼펙트 괴물 왜 뽑았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납득할 수 없는 끝을 맺지 않았을까…"

사무라이 재팬 일본 야구 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각) 오는 11월 도쿄돔과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평가전 대표팀 28명이 속한 명단을 발표했다. 일본은 투수 13명, 포수 3명, 내야수 6명, 외야수 6명으로 이번 대표팀 구성을 마쳤다.

일본은 오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대비해 11월 총 네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일본은 오는 11월 5일 니혼햄 파이터스, 6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9~10일 WBC B조에 함께 속한 호주와 평가전을 치른다.

평소 국제대회에서 보던 일본 대표팀과는 사뭇 무게감이 다르다. WBC를 네 달 앞두고 진행되는 평가전인 만큼 뉴 페이스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점검' 차원의 대표팀 명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선수들은 분명 존재한다.

올 시즌 초반 '최고 164km' 사사키 로키(치바롯데)와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가 이번 대표팀에 승선했다. 특히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사사키다. 사사키는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150km에 육박하는 포크볼을 구사하는 등 시즌 초반에는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엄청난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사키의 재능은 물론 뛰어나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구성이다. 치바롯데는 고교 시절부터 150km/h는 기본, 최고 163km/h의 엄청난 공을 뿌렸던 사사키를 그동안 애지중지 해왔다. 입단 첫 시즌에는 단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않았다.

올해도 치바롯데의 사사키 관리는 변함이 없었다. 시즌 초반 사사키가 퍼펙트게임을 달성, 퍼시픽리그 투수 지표 대부분을 싹쓸이하는 시기에도 치바롯데는 등판 간격을 길게 가져가면서 철저하게 관리에 임해 왔다. 그리고 체력적으로 큰 부침을 느낀 시즌 막판에는 1군에서 말소해 휴식을 부여하고, 등판 간격을 더 늘리기까지 했다.

사사키의 실력이라면 일본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치바롯데가 그동안 사사키를 보호해 왔던 모습을 고려한다면, 11월 평가전에 사사키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다소 의외라고 볼 수 있다.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왜 사사키를 명단에 승선시켰을까.

쿠리야마 감독 입장에서는 사사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집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이후 사사키가 전반기만큼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 일본 '니혼TV'에 따르면 그는 "올 시즌 사사키는 매우 좋은 출발, 그만큼 훌륭한 피칭을 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에는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끝을 맺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사령탑은 사사키가 실력을 '증명'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사사키는 몸만 건강하다면, 던지면서 성장해 가는 시기"라며 "그냥 준비를 해서 어떻게 던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이러한 투수라는 것을 증명받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뽑게 됐다"며 "사사키가 빼어난 피칭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사키도 대표팀 승선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사키가 일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은 고교 3학년 시절 U-18 이후 처음이다.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사사키는 "대표팀 클래스의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기쁘다"며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흡수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의 야구 인생으로 이어지는 투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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