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후보도 속수무책…LG 실패한 1차지명 아니었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무려 4년 만에 돌아왔다. 그리고 증명했다. 자신이 실패한 1차지명 선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LG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우완투수 김영준을 내세웠다.

김영준은 201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선수. 그러나 김영준은 2018시즌 1군에서 14경기에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한 뒤로는 자취를 감췄다. 이듬해에는 2군에서만 뛰었던 김영준은 2019시즌을 마치고 군 복무에 들어갔고 지난 해 제대해 LG에 복귀했다.

올해도 1군에서 기회를 얻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았다. LG 투수진이 워낙 탄탄해 그가 들어올 만한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등판해 20경기에서 98이닝을 던져 9승 5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한 김영준은 마침내 시즌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고 5강 경쟁이 끝나지 않은 NC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위기는 많았다. 1회초 서호철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김영준은 손아섭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3회초에는 정진기에 우전 안타를 맞은데 이어 박민우와 손아섭을 나란히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닥쳤지만 박건우를 122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는데 성공,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4회초 2사 1,3루 위기에서도 박대온에게 121km 커브를 던져 삼진 처리한 김영준은 5회초 2사 3루 위기에서 다시 만난 박건우를 상대로 중견수 뜬공 아웃을 잡으며 호투를 거듭했다. 득점권 위기에서 '타격왕 후보'인 박건우를 두 차례나 만났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6회초에는 김주원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2루 도루 허용과 폭투까지 더하면서 2사 3루 위기에 놓였지만 정진기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2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이닝을 끝냈다.

6이닝 4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성공적인 결과였다. 투구수는 87개였고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찍었다. 다만 타선 지원이 없어 승리투수 요건은 채울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2018년 10월 13일 인천 SK(현 SSG)전 이후 1450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은 김영준. 누군가는 LG가 1위에서 멀어져 주축 투수들의 체력을 아끼기 위한 선택으로 봤지만 김영준은 1구, 1구를 절실한 마음으로 던졌고 5강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던 NC 타자들을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해내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그것은 곧 그가 실패한 1차지명이 아님을 증명한 것과 다름 없었다.

[LG 김영준이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KBO 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4회초 2사 1,3루서 박대온을 삼진으로 잡은 뒤 미소 짓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