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홉, 방탄소년단의 '희망'은 역시 달랐다 [박서연의 직진]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제이홉은 방탄소년단(BTS)의 공식 '희망'으로 불린다. 솔로 아티스트로 변신한 제이홉은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한 수식어를 등에 업고 또 다른 '희망'을 전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7월 제이홉은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를 발매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공식적인 솔로 활동의 첫 주자였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를 끝으로 한동안 개인 활동에 집중하기로 결정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완전체 음악 활동을 언제 볼 수 있을지 예측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먼저 솔로 아티스트로 출격하는 제이홉의 부담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이따금 자작곡, 믹스테이프 등으로 멤버 개인의 음악적 역량을 펼치기도 했으나, 방탄소년단은 멤버 개인이 주목 받는 활동보다는 일곱 명이 함께하는 데 방점을 둔 그룹이었다. 무료 음원이 아닌 첫 정식 솔로 앨범 발매는 이번이 처음이라 더 그랬다. 하지만 제이홉은 부담을 극복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찬사를 이끌어냈다.

제이홉이 그간 보여준 이미지는 밝고 활기찼다. 특히 'HOPE'이라는 이름 그대로 '희망'을 실체화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잭 인 더 박스'를 통해 제이홉은 반전의 다크함을 들려줬다. 2019년 선보인 솔로곡 '치킨 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와 이번 '잭 인 더 박스'는 넓게 보면 같은 힙합 장르이지만 분위기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치킨 누들 수프'가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통통 튀는 제이홉 특유의 매력을 살린 곡이었다면, '잭 인 더 박스'는 무거우면서도 깊은 고뇌가 혼재한 내면을 담은 앨범이었다.

물론, 이번 앨범이 마냥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열정과 도전, 야망도 표출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라는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한 '스톱(STOP)', '서로의 다름은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정하고 그 다름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이퀄 사인(Equal Sign)) 등의 곡으로 제이홉은 특유의 긍정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호평과 호응은 당연했다. 제이홉의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 솔로 앨범은 빌보드 등 유수의 차트에서 좋은 성적으로 돌아왔다.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에선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메인 무대 헤드라이너로 공연을 펼쳤다. 팬들에게는 '아이유의 팔레트', '박소현의 러브게임',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으로 선물 같은 시간도 선사했다.

'잭 인 더 박스'는 상자를 열면 톡 튀어나오는 장난감을 의미한다. 제이홉은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여는 순간 어둠 속에서 희망이 튀어나오도록 설계했다. 어둠 속의 '희망'. 예상을 깨는 앨범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며 진짜 나를 이야기한 제이홉이 솔로 아티스트로 우리의 가슴을 방화했다.

[사진 = 제이홉 SNS, 빅히트 뮤직]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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