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에 보이지 않는 손 있다…어린왕자도 믿고 의지하는 ‘영혼의 파트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SSG의 선두독주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주인공은 조원우 벤치코치다. 메이저리그에선 흔한 보직이지만, KBO리그에선 여전히 낯설다. 그러나 SSG는 과감히 도입했다. 2년차 김원형 감독이 은근히 큰 고움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다.

나이는 1971년생의 조 코치가 1972년생 김 감독보다 1살 많다. 이젠 KBO리그도 나이 많은 코치가 어린 감독을 보좌하는 게 낯선 그림이 아니다. 두 사람은 어떻게 보면 ‘영혼의 파트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쌍방울과 SK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전주 출신의 김 감독이 1991년 입단했고, 조 코치는 고려대를 거쳐 1994년에 합류했다. 조 코치가 2005년 한화로 떠나면서 잠시 헤어졌다. 그러나 조 코치가 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고 2014년 SK로 컴백, 두 사람은 2년간 코치로도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인연은 롯데에서도 이어졌다. 조 코치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조 코치는 김 감독을 2017년에 롯데로 불러들여 2018년까지 투수코치를 맡겼다. 2018시즌 후 나란히 퇴단한 뒤 2021년부터 다시 SSG에서 인연을 이어간다. 조 코치는 처음엔 퓨처스팀 감독을 맡다 시즌 중반 벤치코치로 1군에 합류, 김 감독을 보좌한다.

롯데 시절과 역할이 180도 바뀌어서 더욱 인상적이다. 실제 김 감독은 3년간 감독을 역임한 조 코치에게 큰 도움을 받는다.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내가 못 보는 걸 옆에서 볼 수 있다. 경기 중 일어나는 여러가지를 상의한다. 내가 긴가민가할 때 얘기를 하는데, 비슷한 생각을 얘기해주면 결정하는 게 쉽다”라고 했다.

‘영혼의 파트너’이지만 항상 생각이 같은 건 아니다. 김 감독은 “다른 생각을 갖고 얘기를 해주면 다시 생각해보면 된다.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얘기를 한다고 보면 된다. 요즘에는 경기 후에 얘기를 나눈다”라고 했다.

조 코치는 SSG의 1군 엔트리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올 시즌 중반까지 덕아웃에 있었으나 규정상 최근에는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돕다 경기가 시작되면 라커룸으로 간다. 때문에 SSG와 김 감독으로선 조 코치가 ‘보이지 않는 손’이다.

김 감독은 조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엔트리에 안 들어가 있어서 경기할 때 밖으로 나간다. 때로는 내게 냉철하게 얘기한다. 내가 감독한지 2년밖에 안 됐다. 코치 시절과 위치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 벤치코치가 경기 전 선수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해준다”라고 했다.

[조원우 벤치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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