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210만 달러 깨지나…KBO 특급외인 잡아도 고민인 이유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당연히 붙잡아야 하지만 붙잡아도 고민이 된다.

NC는 올해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마터면 개막전부터 KBO 리그 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제물'이 될 뻔했다. SSG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의 9이닝 퍼펙트 피칭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러나 이는 공식 기록으로 남지 않았다.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9회까지 0-0 동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연장 10회까지 가서 0-4로 무릎을 꿇은 NC는 팀 노히터를 당했지만 루친스키 덕분에 퍼펙트게임이라는 수모는 피할 수 있었다.

NC는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과 더불어 팀내 사건사고로 어수선했지만 지금은 5강도 노릴 만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진 상태다. 아직 8위에 머무르고 있고 5위 KIA에 5경기차로 뒤져 있지만 이것도 격차를 많이 좁혔기에 가능한 것이다.

루친스키는 흔들림 없이 에이스다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41⅓이닝을 던져 8승 8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고 있으며 삼진 151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21개 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구위와 제구력을 자랑하고 있다.

멘탈도 대단하다. 루친스키는 지난 6월 7일 창원 SSG전에서 '무패 행진'을 거듭하던 SSG 에이스 김광현과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내가 에이스를 상대하는 것은 시즌 초반부터 예정된 일이다. 특별한 일은 아니다. 시즌 중 1경기라 생각하고 열심히 던졌다"라는 루친스키의 말에서 그의 침착함과 대범함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어린 선수들에게도 멘토 역할을 하고 있으니 NC로서는 당연히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루친스키가 벌써 올해로 KBO 리그에서 5년째 뛰고 있다 보니 몸값도 자연스럽게 상승한 상태다. NC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었던 2019년만 해도 루친스키의 몸값은 총액 100만 달러였지만 올해는 총액 2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렇다면 내년은? 루친스키야말로 더스틴 니퍼트가 갖고 있는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액 기록(210만 달러)을 넘을 수 있는 유력 후보이지만 NC로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외국인선수 샐러리캡 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구단에서 외국인선수 3명에게 지출 가능한 금액이 총액 400만 달러로 제한된다. 이는 연봉, 계약금, 인센티브, 이적료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루친스키가 니퍼트의 기록을 넘어선다면 절반도 남지 않은 금액으로 나머지 두 자리를 채워야 한다.

올해 총액 80만 달러에 NC 유니폼을 입은 닉 마티니는 타율 .290 13홈런 62타점으로 나름 준수한 타격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데 만약 재계약을 택한다면 몸값은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 총액 65만 달러에 사인했던 제프 파슨스는 부상 여파로 팀을 떠났으며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맷 더모디의 활약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가뜩이나 팀내 예비 FA가 많아 머리가 아픈 NC인데 외국인선수 계약 문제도 적잖은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드류 루친스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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