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저점&선발진 균열→불펜 과부하→장현식 공백→정해영 붕괴→충격패 '타이거즈 악순환'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KIA가 충격적 1패를 안았다. 단순히 4연패 이상의 데미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

KIA는 30일 고척 키움전서 4-5로 졌다. 표면적으로는 메인 셋업맨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이 8회 위기를 버텨내지 못하고 재역전패를 헌납했다. 그러나 좀 더 파고들어가 보면 최근 KIA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6월을 돌아보며 “생각보다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라고 했다. 원인을 잘 살펴봐야 한다. 5월에는 타선이 활황세를 타면서 굳이 김 감독이 벤치에서 터치할 게 없었다.

하지만 6월에는 원활한 조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우선 외국인선발 두 자리가 사실상 없는 한계가 시간이 갈수록 크게 느껴진다. 이미 션 놀린은 5월20일 NC전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40일간 이탈한 상태. 그러나 김 감독에 따르면 빨라도 7월 말이나 8월 초 복귀가 예상된다. 올스타브레이크가 끝나도 곧바로 못 돌아온다는 얘기다.

여기에 로니 윌리엄스는 기량은 물론, 워크에식 논란을 일으키며 퇴출됐다. 이 몫을 국내 투수들이 메워야 하는데, 무리였다. 한승혁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예전의 불안한 모습으로 회귀한다. 임기영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만 에이스급 투구와는 거리가 있다. 이의리도 6월 들어 부진했다. 에이스 양현종 홀로 선발진을 떠받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불펜 투수에게 부하가 커졌다. 정해영은 이날 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이날 ⅔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역전타를 맞고 9회초로 경기가 끝나면서 9회말에 나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날 정해영에게 무려 아웃카운트 5개를 맡기려고 했다.

전반적으로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에게 부하가 커졌다. 이런 상황서 장현식이 팔꿈치 피로 누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박준표, 왼손 셋업맨 이준영이 있지만, 중요 순간을 계속 맡기긴 어려운 환경이다.

타선이라도 터지면 투수들이 숨통을 틀 수 있다. 그러나 6월 KIA 타선은 5월에 비해 확연하게 숨 죽었다. 주축들 의존도가 높아 6월 들어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주 주중 롯데와의 홈 3연전, 두산과의 주말 3연전 첫 두 경기까지 그럭저럭 원활했다. 그러나 두산과의 마지막 경기에 이어 키움과의 주중 3연전 내내 시원스럽게 가동되지 않았다. 수도권 원정 9연전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KIA 선수들에게 피곤한 일정인 건 사실이다.

결국 이날 패배는 KIA가 최근 처한 어려운 현실이 명확하게 드러난 1패다. 이날 입국한 토마스 파노니는 빠르면 내달 7일 첫 등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파노니가 온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김종국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KIA 선수들.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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