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하지 못한 '거인 공포증', 최단 이닝 강판 '수모'로 이어졌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최근 페이스가 정말 좋았던 만큼 '거인 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날 중에 가장 적은 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곽빈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투구수 68구,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시즌 7패(3승)째를 기록했다.

곽빈은 최근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통산 롯데와 4번의 맞대결에서 8⅓이닝 동안 5실점(5자책) 평균자책점 5.40으로 썩 좋지 않았지만,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중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한 매치업이었다.

당초 전날(29일) 등판 취소의 여파로 보기도 힘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에 앞서 "몸이 어떤지 투수 코치에게 물어봤더니 '괜찮다. 문제 없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혀 영향이 없지는 않았던 모양새다. 곽빈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최소 이닝 강판의 수모를 겪었다.

곽빈은 이날 최고 150km의 포심 패스트볼(36구)와 슬라이더(29구)-커브(2구)-체인지업(1구)를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에 맞섰다. 하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날 볼(35구)은 스트라이크(33구)보다 많았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는 현상이 이어졌고, 집중타로 이어졌다.

경기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곽빈은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 상황에 몰렸다. 이후 황성빈에게 희생번트를 허용, 1사 3루 위기에서 이대호에게 초구 138km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실점은 매 이닝 이어졌다. 곽빈은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DJ 피터스에게 6구째 148km 직구를 던졌다. 곽빈이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는 실투가 됐고,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곽빈은 실점 이후 정보근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안치홍에게 안타-황성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이대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막아냈지만, 2회에만 37구를 던지면서 투구수는 급격하게 불어났다.

결국 3회를 넘기지 못했다. 곽빈은 3회말 한동희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루에 몰렸다. 그리고 정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0B-2S의 유리한 상황에서 144km의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이 타구도 좌측 담장을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김태형 감독은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곽빈은 프로 데뷔 후 개인 최소 이닝 강판의 수모를 겪었고, 롯데전 평균자책점은 6.94로 높게 치솟았다.

[두산 베어스 곽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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