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트리플A 홈런왕…1위팀 계륵으로 전락? 거포 유망주에게 밀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러다 계륵으로 전락하나.

SSG 김원형 감독은 22일 인천 두산전을 앞두고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을 1군에 올렸다. 크론과 포지션이 겹치는 ‘거포 유망주’ 전의산이 1군에서 맹활약하자 전의산을 지켜보고 싶다는 의지를 꾸준히 피력한 것과 배치되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부진한 외국인선수를 2군에 오랫동안 방치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어차피 외국인선수 입장에선 동기부여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 결국 1군에서 활용하려고 데려온 선수다. 안 되더라도 1군에서 안 되는 걸 확인해야 다음 스텝을 밟을 명분이 생긴다.

크론은 22일 1군에 올라오자마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루타 한 방과 볼넷 1개를 기록했지만, 그렇게 임팩트 있는 활약은 아니었다. 그러자 김원형 감독은 24~26일 NC와의 주말 홈 3연전서 다시 전의산을 주전 1루수로 기용하고 크론을 벤치에 앉혔다.

마침 전의산은 24일 경기서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크론은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25일에는 전의산 1안타, 크론 대타 무안타, 26일에는 전의산 무안타, 크론 대타 무안타였다.

전의산이 25~26일 경기서는 잠잠했지만, 김 감독의 마음 속에 크론과의 1루수 경쟁서 앞서가는 게 분명하다. 결정적으로 크론은 26일 경기서 7-3으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서 전의산 대신 나섰으나 범타로 물러났다. 자신의 생명연장은 물론 경기흐름을 보더라도 한 방이 절실했지만, 무기력했다.

누구나 대타는 어렵다. 크론에게 처한 상황이 가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1군에 있을 떼 실적이 부족했다. 61경기서 타율 0.229 11홈런 35타점 OPS 0.697 득점권타율 0.167. 11개의 홈런 중 영양가 높은 한 방이 많았다. 그러나 득점권타율을 보면 생산력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

SSG는 류선규 단장과 조원우 벤치코치 등이 외국인담당자와 함께 직접 현지에서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90승 명성에 미치지 못한 이반 노바가 우선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차하면 크론의 교체까지 이뤄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외국인선수 시장이 좋지 않은 걸 감안하면 크론은 극적으로 생존해 전의산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 그 사이 크론이 대폭발해 김 감독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전의산도 언젠가 타격흐름이 떨어질 때가 찾아올 수 있다.

크론으로선 우선 대타로 기회를 잡을 때 뭔가 보여줘야 한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자초한 일이다. 김 감독은 미래뿐 아니라 현재를 위해서라도 전의산의 타석 수를 줄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전의산은 올 시즌 16경기서 타율 0.350 3홈런 16타점 OPS 1.067 득점권타율 0.500. 예사롭지 않다.

[크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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