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공수겸장 유격수...'한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타이거즈 리드오프'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최근 8경기에서 타율 0.413 맹타를 휘두르며 KIA 타이거즈 공격을 이끌고 있는 유격수가 있다. 바로 리드오프 박찬호다.

시즌 전 만에도 박찬호는 '위기의 남자'였다.

"박찬호가 3년 동안 주전으로 뛰었지만 좋은 신인이 들어오면서 많이 긴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시즌 개막 전 KIA 장정석 단장은 박찬호와 '슈퍼루키' 김도영의 경쟁을 예고했다.

KIA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박찬호였지만 김도영의 등장은 새로운 자극제가 되는 사건이었다.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19개 안타를 만들면서 0.432의 타율을 찍었고 2개의 홈런도 기록했다. 프로에 뛰어든 첫해 시범경기 타격왕이 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1할대 타율로 떨어졌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이어졌다.

포지션 경쟁자가 부진한 사이 박찬호는 차근차근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박찬호는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탁월한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타격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던 선수였다. 지난해에는 타율 0.246 1홈런 59타점 51득점 9도루에 머물렀고 프로 통산 타율도 0.234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공격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파워를 키우기 위해 시즌 전 근육량을 5kg 늘리고 몸무게를 77kg까지 늘리는 벌크업을 했다. 벌크업은 타격 향상에 도움을 줬다.

올 시즌 박찬호는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216타수 60안타), 1홈런, 28타점, 30득점, 14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03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413(29타수 12안타)로 KIA 타선을 이끌고 있다.

박찬호의 헬멧을 보면 그가 타격 향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헬멧 안쪽에는 '힘 빼고 가볍게 앞에 놓고 끝까지 스윙'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헬멧을 쓸 때마다 글귀를 보며 각오를 다지고 있는 그다.

한편 박찬호는 리드오프로 출전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리드오프 자리에 대해 박찬호는 "9번 타자보다 리드오프가 솔직히 더 좋다. 좀 더 공격적으로 치게 되다 보니, 나갈 때 조금 더 설렘을 느끼고 재미를 느낀다"라고 말하며 리드오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분명한 건 박찬호가 리드오프로 나갈 때 더 좋은 성적을 보이고 팀도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리드오프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는 박찬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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