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인정" 1위팀 감독의 '유격수 서열' 깔끔한 정리…'뻔뻔한' 박성한은 어디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오지환은 나도 인정한다."

2022시즌 KBO리그 최고 유격수는 누구일까. 수치로 계량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오지환(LG)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SSG 김원형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오지환은 나도 인정한다"라고 했다.

사실 각종 수치로만 보면 박성한(SSG)이다. 박성한은 올 시즌 47경기서 타율 0.331 2홈런 21타점 26득점 3도루 OPS 0.835다. 반면 오지환은 48경기서 타율 0.249 9홈런 26타점 26득점 6도루 OPS 0.754.

수비만 봐도 박성한이 뒤지지 않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대체선수대비 수비승리기여도) 0.721로 리그 전체 3위, 내야수 2위, 유격수 1위다. 오지환은 0.533으로 박성한에 이어 내야수 3위, 유격수 2위다. 타구처리율도 92.49%의 박성한이 유격수 2위다. 오지환은 89.74%.

단, 야수의 수비력을 수치로만 완벽하게 평가하긴 어렵다. 기본적인 송구능력, 타구 커버 범위, 위기에서의 대처능력, 경험이 중요한 임기응변능력 등을 종합할 때 여전히 오지환이 리그 최고 수준이며, 박성한이 그 다음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김원형 감독이 오지환이 '리그 최고 유격수'라고 확실하게 밝힌 건 아니다. 다만, 박성한이 오지환보다 앞서간다는 표현도 하지 않았다. 냉정한 시선이다. 확실한 건 올 시즌 박성한이 오지환과 비교될 정도로 '폭풍 성장'했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성한이 수비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공을 잡은 뒤의 움직임을 보면 안심이 된다"라고 했다. 실제 올 시즌 SSG의 수비 안정화에 박성한의 지분이 상당하다. SSG는 수년간 중앙내야가 약점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SSG 중앙내야는 구멍이 아니다.

김 감독은 박성한이 과거 레전드 유격수들과 스타일이 다르다고 봤다. 박성한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했다. 타격 스타일만으로는 오히려 리그 간판 2루수 박민우(NC)와 흡사하다고 했다. 타격만을 두고 오지환과 비교한다면 "성한이가 좀 더 정교하고 파워는 지환이가 좋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이 박성한이 마음에 드는 건 '뻔뻔함'이다. 호수비를 하든 실책을 하든 '무슨 일 있었어?'라는 마인드로 당당하게 경기에 임한다는 점이다. 실제 박성한을 보면 포커페이스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김 감독은 "유격수도 그렇고 선수들이 뻔뻔해질 필요도 있다. 선수가 실수를 하고 동료에게 자꾸 미안한 모습만 보여주면 어느 순간 야구장에 들어가는 게 두려워진다"라고 했다. 뭔가 팀에 해가 되는 플레이를 했을 때, 그 미안한 마음을 한 구석에만 간직한 채, 그라운드에선 냉정한 마인드, 나아가 뻔뻔한 마인드로 무장해야 자신도 살고 동료도 부담을 덜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성한은 그래서 롱런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런 박성한은 27일 광주 KIA전 6회에 안타를 날린 뒤 2루에 추가진루를 하다 허벅지를 다쳤다. SSG로선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박성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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