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코치가 직접 타격까지 보여줬다...'1할대 외인타자' 무조건 살려야 한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사활을 걸었다. 무조건 살려야 한다.

LG는 KT와의 주중 3연전에 시즌 첫 스윕 패를 당하며 시즌 초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토종 선발투수들과 1할대 외국인 타자 루이즈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잠실 라이벌 두산과 주말 3연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감까지 생겼다.

LG는 루이즈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21일 오후 2시. 경기 시작 4시간 30분 전이었다. 선수들의 훈련이 시작되기 전이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잠실야구장에 경쾌한 파열음이 들렸다.

LG 이호준 타격코치가 루이즈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직접 배팅 게이지에 들어가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보조요원이 던지는 공을 배팅 게이지 안에서 쳤다. 타격코치가 선수 앞에서 직접 타격 시범을 보여주는 건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그만큼 LG는 루이즈의 부활이 절실했다.

이호준 코치는 187cm의 거구지만 현역 시절 부드러운 스윙으로 통산 337홈런을 기록한 타자다. 탄탄한 하체로 체중이동을 하며 부드럽게 당겨치는 타격으로 오랜시간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이호준 코치는 루이즈의 타격 부진이 하체에 있다고 판단했다. 하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고 빠른 공에는 반응이 느리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하체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가르쳤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타격 영상을 찍고 함께 보며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줬다.

보통 메이저리그 출신의 선수들은 한국 코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방식대로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루이즈는 다르다. 본인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고 부진을 이겨내 보려고 노력한다. 경기 전 특훈도 먼저 요청했다.

루이즈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직접 보여준 이호준 코치에게 고마워하며 배우려는 자세로 50여 개의 특타를 소화했다.

21일 KT와의 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아직 노력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부진을 이겨내려는 의지만큼은 확실한 선수다. 5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록 잡히기 했지만 이호준 코치에게 배웠던 하체 이동이 이뤄지며 변화구를 우중간으로 잘 밀어 쳤다. 아웃이 되긴 했지만 변화구에 대처를 못하던 예전의 모습이 아닌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이호준 코치도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류지현 감독도 루이즈의 성실함을 인정한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지며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루이즈이지만 여전한 믿음을 드러내며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 한다.

"훈련 때 보면 루이즈는 타격코치와 밸런스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다"라며 "선수를 못 믿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안 좋은 것만 계속 보게 된다. 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가겠다"라며 루이즈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프로는 발전하는 모습이 아닌 결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에게는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이 길지가 않다.

루이즈는 이호준 코치의 특훈 효과를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그리고 LG는 외국인 타자 덕을 보며 28년 만의 우승이라는 숙원사업을 이뤄낼 수 있을까.

[특훈을 자청한 루이즈와 루이즈를 위해 배팅 게이지에서 직접 타격을 선보인 이호준 코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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