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00억원도 있는데…' 잘 나가는 90년생들…이학주는 황금 90'S가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 이학주도 잘 나가는 1990년생 타자들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한국은 2008년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대회서 우승했다. 1990년생이 주축이었다. 허경민, 정수빈(이상 두산), 박건우(NC), 오지환(LG), 김상수(삼성), 안치홍(롯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올 겨울까지 모두 1회 이상 FA 계약을 체결하며 야구선수로 성공했다.

당시 허경민, 오지환, 김상수, 안치홍은 '유격수 4대장'으로 불렸다. 야구재능이 탁월하고, 운동능력까지 갖춘 선수가 유격수를 맡는 걸 감안하면, 한국야구에 대단한 축복이 내린 것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이들의 포지션 교통정리를 해야 했다. 에드먼턴 대회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들 외에도 박세혁(두산), 박동원(키움), 이재학(NC) 등 다가올 겨울 FA 자격을 얻는 1990년생 선수들도 있다. KBO리그를 이끌어가는 세대가 됐고, 각 팀의 어엿한 리더가 됐다. 만 32세, 야구선수로서 최절정기다.

그러나 웃지 못하는 1990년생도 존재한다. 24일 우여곡절 끝에 삼성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학주가 대표적 케이스다. 이학주는 에드먼턴 멤버는 아니었지만, 1년 뒤 시카고 컵스 싱글A에서 풍운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마이너리그를 집어 삼키며 트리플A까지 고속 승진했다. 탬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했지만, 계속 성장했다. 그러나 2013시즌 수비 도중 주자와의 충돌로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야구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재활 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9년에 KBO리그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KBO 유격수 지형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에드먼턴 키즈들이 잘 나갔지만, 이학주는 소위 말하는 '삐딱선'을 탔다. 워크에식 논란이 불거지며 팀에 융화가 되지 못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타격과 수비 모두 메이저리그를 노크하던 그 경쟁력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어쩌면 1990년생 한국야구선수들 중 가장 화려한 스펙과 부를 거머쥘 수도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FA 대박을 터트린 친구들에 비해 현재 이학주는 초라하다. 박건우가 지난 겨울 100억원 FA 계약을 맺고 NC로 화려하게 이적한 사이, 이학주는 사실상 공개 트레이드 대상자로 분류됐다.

2021시즌 연봉은 7000만원이었다. 2021년은 KBO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이었다. 또 삭감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최저연봉수준의 금액으로 대반격을 노려야 할 입장이다. 당당하게 '억소리'를 내는 동기들과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도 시간은 이학주를 버리지 않았다. 아직 만 32세, 충분히 반격할 기회는 남아있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두번째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했다. 누구나 한번은 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학주가 성공한 1990년생 황금멤버 대열에 포함될 수 있을까. 올 시즌 KBO리그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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