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모두 출전불가→수비수가 선발 수문장→등번호는 테이프로...'웃픈 코모로'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202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팀에 골키퍼가 없어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로 선발 출전하는 '웃픈' 상황이 나왔다. 골키퍼 유니폼에 테이프로 등번호를 표시하기도 했다.

코모로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메룬 야운데의 폴 비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7분 만에 중앙 수비수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로 경기를 치른 코모로는 칼 토코 에캄비와 뱅상 아부바카르에게 연이어 실점했다. 후반 막판 유수프 엠창가마가 만회 골을 넣었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경기 코모로에서 선발로 출전한 골키퍼는 샤커 알하두르였다. 알하두르는 원래 골키퍼를 보는 선수가 아니다. 알하두르의 주 포지션은 왼쪽 수비수다. 하지만 코모로의 주전 골키퍼 살림 벤 보이나는 부상으로 빠졌다. 또한 후보 골키퍼인 모야드 우세이니와 알리 아하마다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격리됐다. 코로모는 어쩔 수 없이 필드 플레이어를 골키퍼로 출전시킬 수밖에 없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코모로의 골키퍼 코치 장다니엘 파도바니는 지난주에 이미 팀이 어떤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로 맡을지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파도바니 코치는 "훈련에서 골키퍼로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까지 어떤 선수가 골키퍼로 나올지는 비밀에 부쳐졌다.

골키퍼로 출전한 알하두르는 자신이 이름이 적힌 등번호 16번의 골키퍼 옷을 입었지만, 그 위에 자신의 실제 등번호인 3번을 테이프로 만들었다. 경기에서는 6개의 유효 슛 중 4개를 막아냈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최소 6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샤커 알하두르. 사진=AFPBBNews]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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