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유희관 …은퇴 기자회견에서 '울다가 웃다가'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눈물에서 웃음으로 싹! 은퇴 기자회견도 파란만장한 유희관'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감정에 울컥한 유희관은 눈물을 훔쳤다. 이후 갑작스럽게 마이크가 혼선되었다. 약 1분간 삐~소리가 이어졌다.

1분의 공백동안 눈물이 멈춘 유희관은 "눈물이 쏙 들어가네요. 은퇴기자회견인데..항상 이렇게 편견과 싸워왔다. 마이크도 내게 편견을 갖는 것 같다" 라고 이야기 했다.

장충고-장웅대 출신으로 2009년 신인 드패트프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유희관은 지난 18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제2의 인생' 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유희관은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선발의 한 축을 맡았다.

KBO리그에서 '느림의 미학'으로 유명한 유희관은 공이 빠르지 않더라도 프로의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입단 초기에는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2013~2022 시즌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두산 역사상 첫 좌완 투수 100승을 달성했다.

인터뷰와 미디어데이에서 노련한 말솜씨로 유명한 유희관의 통산 성적은 281경기(1410이닝) 101승69패, 평균자책점은 4.58이다. 2013년부터 선발로 정착해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두산베어스 좌완 최초로 100승 고지에 오르는 금자탑을 세웠다

유희관은 지난해 어렵게 100승을 달성하면서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최다승에 올라 있는 장호연(109승)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역 연장을 이어갈 것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식 막바지 유희관은 다시 울먹였다. 유희관은 "부족한 선수인데 많은 것을 이뤘다.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말을 하다 보니 울컥한다"고 이야기 했다.

유희관은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서 항상 유쾌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두산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 더 이상 야구를 하지 않고 은퇴를 하지만, 팬분들이 두산을 사랑해주시고 두산을 넘어 프로야구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예전의 인기로 돌아갈 수 있게, 선수들이 노력하고 잘해야겠지만, 팬분들의 관심 부탁드린다" 라고 밝혔다.

[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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