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쫓겨나요...이젠 가족과 시간 보내겠다"는 김상식 감독

[마이데일리 = 전주 이현호 기자] "일주일만 좀 쉴게요. 사실 쉬지도 못해요. 허허" 전북 김상식 감독은 우승을 확정하자마자 "가족과의 휴식"을 강조했다.

전북현대는 5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전에서 제주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승점 76이 된 전북은 2위 울산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 5년 연속 우승이면서 통산 9회 우승이다. 모두 최초 기록이다.

경기 종료 후 김상식 감독은 “특별히 우승 소감을 준비한 게 없다. 생각도 해봤는데 김칫국, 설레발 같아서 하지 않았다. 너무 기쁘다.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전북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줘서 너무 기쁘다”라고 돌아봤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K리그 우승을 했다. 김 감독은 “올해 감독이 되어 부담감이 있었다. 이전에 4연패를 하고 있었다. 5연패를 이루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어서 팬들의 응원, 질책을 받았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오늘 우승으로 마음이 시원하다.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 우승한 게 더 기쁘다”라고 돌아봤다.

김상식 감독이 전북 역사를 만들었다. 김 감독은 “2009년에 이동국 선수와 함께 전북으로 이적했다.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첫 해 우승을 했고, 올해 9번째 우승을 했다. 5연속 우승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 기록을 쓰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이동국 선수, 박지성 어드바이저, 구단 측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 전북이 K리그와 아시아 축구를 이끌도록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힘든 시기를 돌아본 김상식 감독은 “시즌 초반에 무패를 달리다가 3경기 연패를 했다. 7경기 무승을 하면서 힘들었다. 감독을 처음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마무리가 잘 끝나서 힘든 부분이 잊히겠다. 전북이라는 팀은 4-0, 5-0으로 이기면 당연하다는 식이다. 1-0으로 이기면 졸전이라고 한다. 패배라도 하면 전북이 망하는 것 아니냐고 팬들이 그랬다. 힘들었다. 선수들도 느꼈다”라고 했다.

팀 내 최고 수훈선수를 두고 “홍정호 선수가 올 한 해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줬다. 수훈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용, 최철순 등 고참 선수들이 경기를 못 나가더라도 후배들과 동료들을 잘 챙겼다. 본인보다 팀을 위해 희생했다. 모두가 희생했다”라고 대답했다.

본인에게 영향을 준 지도자에 대해서는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감독님은 최강희 감독, 김학범 감독이다. 그 둘이 저를 만들었다. 대표팀 경력은 별로 없어서 대표팀 감독 기억은 많지 않다”라고 들려줬다.

K리그 감독상 후보에 오른 김상식 감독은 “저는 감독상 욕심은 없다. 우승 메달만 있으면 된다”라고 했다. 또한 “하루 아침에 우승을 이루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우승의 맛을 안다. 음식 맛도 그렇다. 우승하려면 어떤 자세로,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전북 선수들이 잘 안다. 그런 힘이 우승 DNA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입 계획에 대해 “올해 우승해서 좋은 선수 많이 영입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언론의 지적도 있었다. 언제까지 우승이 이어질지 모른다. 9연패, 10연패는 힘들다. 앞으로 전북을 10년간 이끌어갈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 제 몫이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우승 경쟁팀 울산을 평가해달라는 부탁에 “홍명보 감독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거 같다. 울산의 스쿼드, 자세는 전북과 큰 차이가 없다. 작년, 재작년도 그랬다. 전북에 운이 따랐다. 다른 팀을 평가하긴 좀 그렇다.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서 앞으로 K리그 흥행에 발전이 되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오는 1주일 계획을 두고 “솔직히 말하면 쉬지도 못한다. 8일부터 P급 라이센스 지도자 교육이 있다. 주말부부가 아니라 거의 월부부다. 쫓겨나지 않게 와이프에게 선물도 하겠다. 내일모레가 결혼 기념일이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겠다”라고 들려줬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축하 연락 여부에 대해 “아직 휴대폰 확인도 못했다. (박지성 위원이) 엊그제 한국을 떠나면서 우승 잘하라고 하더라. 12월 말에 귀국한다. 미팅을 잘해서 준비하겠다”라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떴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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