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던지고 안좋은 모습을…" 구자욱 사과, 퇴장 이후 방망이는 춤을 춘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나중에 뵙게 된다면 내 행동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삼성 '호타준족' 구자욱(28)이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구자욱은 지난 19일 대구 두산전에서 5회말 2사 2,3루 찬스에 타석을 맞았고 볼카운트 1B 2S에서 4구째 들어온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자 헬멧을 던지며 격하게 항의했다. 그는 "볼이잖아요"라는 말로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주심은 구자욱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시간은 흘렀고 구자욱은 해당 심판에게 사과의 제스처를 건넸다. 구자욱은 23일 대구 KT전을 마친 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서 "내 개인적으로는 억울했다. 정작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하지만 심판위원들의 권한이고 경기의 일부다. 내가 헬멧을 던지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심판위원께 죄송한 마음도 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떠나 헬멧을 던지면서 과격하게 항의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나중에 뵙게 된다면 내 행동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것이 구자욱의 말이다.

공교롭게도 구자욱은 퇴장 이후 더욱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각성 효과라는 말이 떠오른다. 구자욱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심판위원에게 사과의 뜻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도 23일 대구 KT전에서 귀중한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섰기에 가능했다.

구자욱은 24일 대구 SSG전에서는 0-3에서 1점을 만회하는 솔로홈런을 날렸고 이는 삼성이 3-3 동점을 이루는 기폭제가 됐다. 삼성은 강민호의 동점 투런포로 기사회생, 무승부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10월 들어 구자욱의 홈런을 구경하기가 참 어려웠는데 이틀 연속 홈런으로 갈증을 해소했다.

생애 첫 20홈런-20도루 가입을 하는 등 뜨거운 시즌을 치르고 있는 구자욱은 "지난 5년간 추운 가을을 보냈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라고 어렵게 찾아온 정규시즌 우승의 기회를 반드시 놓치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구자욱의 방망이가 더 뜨거워지면서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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