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네임' 한소희, 벼락스타 아닌 이유 "외모=빈껍데기, 예쁘지 않을지언정…"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한소희가 '마이 네임'으로 한 단계 도약을 알렸다.

한소희는 20일 오전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이와 관련 이야기꽃을 피웠다.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오혜진 역)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달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온 스크린' 섹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2007), 넷플릭스 '인간수업'(2020)의 김진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소희는 '마이 네임'으로 첫 액션 연기에 도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파격 변신을 시도하며 화제를 더한 바. 드라마 '부부의 세계' '알고있지만,'으로 대중의 마음을 훔쳤던 그가 역대급 이미지 변화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한소희가 맡은 지우는 복수를 위해 조직에 들어가게 된 인물로, 짐승의 세계와도 같은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는다. 무진(박희순)의 제안으로 지우라는 이름을 버린 채 오혜진이 되어 경찰에 잠입, 아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언더커버 역할을 수행하는 지우는 매 순간 냉혹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한소희는 강렬한 액션 열연은 물론, 지우의 요동치는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캐릭터를 위해 몸무게 10kg 증량까지 하는 남다른 열정을 쏟기도 했다.

이날 한소희는 "'마이 네임' 촬영이 끝난 지 1년이 넘었는데, 드디어 공개가 되니 마치 지금 촬영하는 것처럼 마음이 붕 떠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때 고생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생각이 나면서 기쁘기도 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마이 네임'이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 랭킹 4위에 오른 소감에 대해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드라마가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게 분명하다. 이제는 정말 OTT 시대가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기하다"라고 얼떨떨한 기분을 드러냈다.

'마이 네임'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사실 제가 운동에 '운' 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마이 네임'은 액션 장르에 국한한 게 아니라 제가 늘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여성 혼자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서사와 결합된 대본이라 끌렸다. 또 누아르물이 좋아하는 장르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한소희는 "'마이 네임'을 통해 제가 그간 연기하면서 느낀 감정 중 최대치의 쾌락을 느꼈던 거 같다. 이를 악물고 도전했다기보다 즐기면서 임했다. 뭔가에 한 번 푹 빠지면 물불 안 가리고 진행시키는 제 성격이 작품에 잘 반영된 거 같다"라고 강조했다.

대역 없이 타격감 있는 고강도 액션 열연을 소화한 한소희. 이에 대해 그는 "촬영 전 3~4개월 정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빠짐없이 액션 스쿨에 나갔다. 아무리 제가 수를 쓴다고 한들 절대 액션 시퀀스를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그래서 제가 액션신을 다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액션은 오랜 시간 많이 연습했기 때문에 촬영 직전엔 부담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온 에너지를 쏟은 만큼 한소희는 시즌2를 묻는 말에 "시즌2를 하면 죽을 거 같다. 뭘 보여드려야 할지, 초능력이라도 써야 할 거 같은 기분이다"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체중 10kg 벌크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소희는 "전작 '부부의 세계'를 찍을 당시 몸무게가 44~45kg이었는데 액션을 하고 먹는 양이 많아지다 보니 53~54kg이 되어 있더라. 그만큼 많이 먹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한소희는 "손이 베이고 몸이 까지고 멍들고 이런 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만큼 대역분들도 똑같이 다쳤다"라고 뜨거운 열정을 엿보게 했다.

박희순, 안보현 등 출연진과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한소희는 "사실 저 혼자 여자라 왕따가 될까 걱정을 했었는데 전혀 그런 거 없이 다들 잘 챙겨주셨다. '독수리 오형제' 같은 느낌이었다. (이)학주는 친오빠, (장)률은 사촌오빠, (안)보현은 동네 친구, 무진(박희순)은 '독수리 오형제'의 대장님 중심과도 같은 존재였다. 촬영하면서 정이 정말 많이 들었다. 인생에 있어서 주기적으로 봐야 할 거 같은 존재들이다"라고 애정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극 중 필도 역의 안보현과 베드신을 두고,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것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한소희는 "베드신은 촬영하는 도중에 얘기를 들었는데, 처음엔 저도 '괜찮을까?' 싶었다. 지우는 뚜렷한 목적이 있기에, 이걸 뭔가 방해하는 요소가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감독님, 작가님과 대화해본 결과 어떻게 보면 이 베드신 자체는 지우가 유일하게 인간의 감정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신이라고 해석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소희는 "필도와 지우가 사랑해서, 애정 해서 이런 장면이 펼쳐졌다기보다는 지우가 처음으로 인간다워진 순간, 모멘트였다고 본다. 마지막에 지우가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런 마음을 갖게 한 장치였던 거지 지우의 복수, 신념을 무너뜨리는 신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톱스타 전지현의 뒤를 잇는 대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소감은 어떨까. 한소희는 "'포스트 전지현'은 말도 안 되는 평이다"라고 화들짝 놀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저는 아직 제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따라가기보다 제 자아부터 형성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 제 길을 걷고 있다. 어느 반열에 올랐을 때, 그제서야 선배님들의 길을 따라갈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소희는 "장막을 걷어낸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그게 연기든, 제 모습이든, 글이든, 팬들과의 소통이든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보다 더 잘 하고 싶다. 나 자신한테 떳떳하게 살고 싶다"라며 "제가 팬들에게도 '외모는 빈껍데기'라는 표현을 많이 썼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망가져야지'가 아니라 많은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 조금 예쁘지 않을지언정 새로운 면, 나만 알고 있는 모습도 공유하고 싶고 그렇다. 그래서 '마이 네임'으로 '한소희 같지 않다'라는 평을 들었을 때 제일 좋았다. 뭔가 하나의 제 가능성을 적게나마 뚫은 부분이 있다. '여러분, 저도 이런 거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세요' 하는 마음이 든다. 이러한 감정이 더 많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은 계기가 되는 좋은 욕심으로 바뀌고 있다"라고 진솔한 마음을 터놓았다.

이어 그는 "제 에너지 원천은 자신을 벼랑 끝에 내모는 거다"라며 "내가 진심이면, 최선을 다해서 하면 대중과 통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당차게 밝혔다.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