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던지는 것이 무서웠다"…'美·日 통산 170승' 마쓰자카의 은퇴 이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 야구계의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가 정든 마운드를 떠난다.

마쓰자카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사이타마현 토코로자와시 내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7일 은퇴를 발표한 마쓰즈카는 19일 경기를 끝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마쓰자카는 지난 199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이부 라이온스의 지명을 받아 데뷔했다. 마쓰자카는 데뷔 첫 해부터 16승 5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활약하며 신인왕 수상과 함께 '괴물 투수'의 탄생을 알렸다.

마쓰자카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세이부에서만 108승을 수확했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쓰자카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메츠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9년간 56승 43패 평균자책점 4.45의 성적을 거두며 활약한 뒤 다시 일본으로 복귀했다.

마쓰자카는 일본으로 돌아온 이후 6년간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주니치 드래건스, 친정팀 세이부를 거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세월은 야속했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6년간 성적은 14경기에 등판해 6승 5패에 그쳤다. 마쓰자카는 '먹튀'라는 오명과 많은 비판 속에 결국 정들었던 마운드를 떠나는 선택을 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마쓰자카는 "지난해 초 오른팔의 저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어떻게든 공을 던질 수는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연습도 치료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증상이 악화됐다. 가능하면 수술은 받고 싶지 않았고, 매일 목의 통증과 팔의 저림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은퇴를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스스로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은 불펜 투구였다. 그는 "불펜에서 연습 투구 중 우타자 머리 쪽으로 공이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있었다. 공이 빠지면 손가락 끝으로 공에 회전을 더 주면서 던지는데,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공이 빠졌다. 그 단 1구로 공을 던지기가 두려웠다. 충격이 매우 컸다. 그리고 오른팔의 저림이 개선되지 않았고, 더 이상 던지는 것은 무리였다.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팬들로부터 받은 비판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마쓰자카는 "그동안 비판에 대해 받아치려고 했었다. 하지만 선수 생활 마지막에는 비판을 견딜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는 가족과 지내는 시간을 늘리면서 다른 각도에서 야구를 보고 싶다. 가족과 부모님을 비롯해 안티 팬까지 내 야구 인생에 관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쓰자카는 일본에서 신인왕(1999년)을 비롯해 최다승 3회, 최우수 평균자책점 2회, 최다 탈삼진 4회, 사와무라상(2001년), 베스트나인 3회, 골든글러브 7회 등을 수상, 미·일 통산 170승 108패를 기록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사진 = 세이부 라이온스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