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가 벌벌 떠는 류현진이 있었다면? 다저스 운명 달랐을지도 모른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LA 다저스가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저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9회 4-5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1차전을 2-3으로 석패한데 이어 2차전마저 내주며 LA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맥스 슈어저를 내세웠다. 슈어저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마무리투수로 깜짝 등장하면서 다저스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첫 경기에 오프너 전략을 들고 나와야 했다. 2차전에서는 슈어저가 4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5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20승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를 구원투수로 나서며 총력전을 폈지만 유리아스는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슈어저는 "팔이 많이 지친 느낌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하기까지 했다.

이럴 때 생각이 나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애틀랜타 킬러'로 손색이 없는 선수다. 정규시즌 통산 애틀랜타전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2.20. 45이닝 동안 피안타는 33개가 전부였고 피홈런도 3개 뿐이었다. 또한 애틀랜타의 홈 구장인 트루이스트파크에서도 2승 1패 평균자책점 2.55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올랐던 2019년에는 유일하게 완봉승을 거둔 상대가 바로 애틀랜타였다.

그 뿐인가. 류현진은 2018년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다저스의 기선제압을 이끌었다. 이는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유일하게 무사사구를 기록한 경기로 남아 있다. 다저스는 결국 3승 1패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고 그해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최근 다저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루블루 LA'에서는 다저스와 애틀랜타의 포스트시즌 맞대결 역사를 정리하면서 2018년 디비전시리즈를 언급했고 "다저스는 1차전 선발투수로 류현진과 클레이튼 커쇼를 놓고 선택을 해야 했다. 류현진은 압도적인 1차전 선발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류현진에게 2018년은 부활을 알리는 시즌이었다. 82⅓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투구 내용 만큼은 정상급이었다. 이것이 2019년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초석을 다진 것은 물론이다.

지금과 그때는 애틀랜타의 선수 구성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유니폼을 갈아 입고도 애틀랜타만 만나면 승승장구를 했다. 지난 해에는 8월 6일 애틀랜타전에 등판해 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토론토 이적 첫 승을 신고했고 올해는 5월 13일 애틀랜타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수확하기도 했다.

사실 지금 다저스에 류현진이 있다고 해서 애틀랜타를 상대로 2패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다저스는 '내일이 없는' 투수 운용으로 매 경기마다 승부수를 띄우는 형편이다.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커쇼를 비롯해 트레버 바우어와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지금 다저스의 로스터에 존재하지 않는다.

[류현진이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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