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여름의 끝에서 되돌아보면 [강다윤의 카페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일명 코로나 시국 이후 또 여름을 맞았다. 지난 여름들을 돌아본다면 무엇을 떠올리게 될까. 찌는 듯한 무더위, 코로나19와 마스크, 답답함과 우울함? 만약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권하고 싶다.

코로나19 이후 방탄소년단이 발매한 세 곡을 살펴보자. 밝고 경쾌한 디스코 팝 장르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청량한 신스 사운드가 특징인 서머송 '버터(Butter)', 상쾌한 피아노 연주와 유려한 스트링 사운드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모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2월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콘서트 'MAP OF THE SOUL TOUR' 일정이 전면 재조정 됐다. 많은 이들이 슬픔에 잠기고 몇 달 뒤, 방탄소년단은 V LIVE를 통해 기습적으로 싱글 발매를 알렸다. 지민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다. 이 노래는 여러분들이 듣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계획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상 무산이 됐고 이런 상황에 저희도 허탈과 무력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몇주 뒤 투어는 잠정 중단됐다. 하지만 무대를 잃은 방탄소년단은 되려 음악을 선물했다. 모두가 힘든 시기, 활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소망을 담은 '다이너마이트'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가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은 귀여운 고백송 '버터'를 발매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은 "거창한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특별했다.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중독적인 멜로디는 평범한 일상을 위한 돌파구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발표와 함께 발매된 '퍼미션 투 댄스'는 그 정점을 찍었다.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가사로 그 어떤 제약도, 구속도 없는 자유를 노래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의 종식을 달콤하게 그려내며 버석거리는 마음을 절로 촉촉하게 만들었다.

'퍼미션 투 댄스'의 뮤직비디오는 그래서 더 각별했다. 식당에서, 거리에서, 회사에서, 운동장에서. 저마다 일상을 보내며 마스크를 쓰고 춤추던 보통의 사람들. 이들은 이내 마스크를 벗어 던진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춤출 때,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춤춘다. 흥겹지만 또 담담하게 표현된, 이제는 가물가물하기까지 한 별다른 것 없는 하루는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 리더 RM은 "방탄소년단은 현재를 사는 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감이나 위로가 납작한 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공감과 위로는 저희가 가수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고 춤을 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무력감과 시름 속 방탄소년단은 희망을 노래했다. '21세기 팝 아이콘'다운 행보다. 여름이 또 한 번 저물어간다. '현재를 사는 팀'이 전하는 음악 그 이상의 무언가. 방탄소년단의 목소리를 곱씹어보며 여름을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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