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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참사' 한국축구, 결과보다 과정이 문제였다[아무튼]
21-08-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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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홍명보감독이 이끈 한국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4강에 진출했다. 4강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패한 뒤 3~4위전서 동메달을 놓고 한일전이 펼쳐졌다.

2012년 8월10일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한국은 박주영 구자철의 골로 2-0으로 완승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특이했던 것은 홍명보감독이 와일드카드로 골키퍼(정성룡)를 뽑은 것이다. 박주영도 와일드카드였다.

4년 후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한국 대표팀 사령탑은 신태용감독이었다. 당시 평가는 역대 최약체였는데 8강까지 올라 온두라스에 0-1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코로나19 사태로 5년 만에 도쿄올림픽이 열렸다. 4강 진출에 메달을 목표로 삼고 준비해온 김학범호는 예선리그에서 리우올림픽 때 0-1 패배를 안긴 온두라스를 무려 6-0으로 누르고 8강전에 올랐다. 그리고 누군가는 해볼만 하다고 여긴 멕시코에 3-6으로 참패했다.

이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20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겪은 실패와 좌절을 통해 한국 축구를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아시아의 강호’가 아니라 ‘세계 정상권’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가 다시 주어졌다.

김학범감독의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대패해 탈락한 결과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오류를 범했다.

예선리그 1차전 상대였던 뉴질랜드전에서 한국은 0-1로 패했다. 와일드카드 원톱 황의조와 중앙 공격수 권창훈이 상대 골문을 못 열고 말았다. 수비에는 문제가 생겨 한골을 내줬다.

2차전 루마니아전은 상대의 자책골로 1-0으로 앞섰고, 3차전 온두라스전은 1-0, 2-0이 페널티킥으로 만들어진 리드였다. 전반 막판에 온두라스 수비가 퇴장까지 당해 일방적 경기를 펼쳤다.

멕시코와의 8강전은 6점이나 내준 것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 경기 내내 수비진에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다. 이동경 2골 황의조 1골은 인상적이었다. 수비 약점은 평가전부터 이미 나온 지적이다.
일본으로 출국할 때로 돌아 가보자.

와일드카드 수비수 박지수는 7월17일 국가대표팀 출국 전 날 오전까지 경북 문경 국군 체육부대에서 있었다. 16일 느닷없이 차출 통보를 받고 정신없이 합류했다. 박지수는 한 달도 채 안된 6월21일 논산 훈련소에 입소해 일주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국군체육부대로 이동했다.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 대표팀과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을 뿐더러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해 올림픽 경기에 바로 투입돼도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도쿄올림픽 한국축구국가대표팀에서 벌어졌다. 와일드카드 수비수로 뽑인 김민재의 소속팀 베이징 궈안이 절대 차출이 불가능하다고 도쿄 출국 이틀 전인 15일에 통보해와 회의 끝에 ‘이등병’ 박지수를 불러올렸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와일드카드 공격수로 EPL 토트넘에서 참가 허가를 받고 귀국한 손흥민은 김학범감독이 ‘선수 보호’를 이유로 선발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현재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이다. 그가 대표팀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 김연경이 있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김학범감독은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손흥민이 어떤 투혼을 보여줬는지 팬들은 생생히 기억한다. 어쩌면 손흥민이 있어서 가능했던 우승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시안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도쿄올림픽에 손흥민 없이 가겠다는 생각은 과연 누가 하고 누가 결정했을까.

이번 도쿄 올림픽 축구 참사의 책임을 지고 누가 물러나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국민들이 받은 실망과 한국 축구의 후퇴를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자만이고 오만이다.
이번 도쿄올림픽 축구가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한다.

[김학범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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