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김경문호’ 중책 짊어진 이의리, 44세 베테랑과 격돌 [도쿄올림픽]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미국에 석패를 당한 한국은 험난한 길을 넘어서야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열린 미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예선 2차전에서 2-4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9회초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지만, 끝내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일 A조 2위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녹아웃 스테이지 첫 경기를 치른다.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한다 해도 패배가 곧 탈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 경우 패자부활전에서 토너먼트를 거쳐야 해서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

반면, 이기면 4강 진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제압한다면, 한국은 조 3위전(멕시코-이스라엘) 승자와 맞붙게 된다. 여기서도 이기면 4강에 오르게 된다.

가시밭길을 피할 수 있는 첫 걸음은 이의리에게 달렸다. WBSC 공식 SNS에 따르면,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투수로 이의리를 예고했다. 올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신인이 중책을 짊어지고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르게 된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에 앞서 신인 신분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이의리, 김진욱에 대해 “기대치가 많이 높아져 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더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해줬다. 능력은 있는 선수들이다. 편안하게 자기 것만 던지면 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부담감만 주지 않고 편하게 해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리는 KBO리그서 14경기에 등판, 4승 3패 평균 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5월 4경기서 1패 평균 자책점 7.56에 그치는 등 성장통을 겪었지만, 6월 이후 기복이 줄어든 모습을 보여 김경문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한국은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과 같은 절대적인 에이스가 없다. 조별예선에서 최대한 많은 투수를 투입하는 경기운영을 했던 요인이기도 하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 역시 많은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치를 수도 있지만, 일단 이의리가 경기 초반을 버텨줘야 승부수를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만 19세의 신예가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한편, 도미니카공화국이 예고한 선발투수는 좌완 라울 발데스다. 쿠바에서 태어난 발데스는 1977년생의 베테랑이다. 이의리와의 나이차는 무려 25살이다. 2010년 빅리그에 데뷔, 뉴욕 메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뉴욕 양키스 등을 거쳤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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