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짜릿했지만...잔루 12개·피홈런 세 방, 김경문호 더 힘냅시다[도쿄올림픽]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짜릿한 첫 승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냉정히 돌아보면 보완점도 많이 보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첫 단추를 잘 끼웠다. 29일 까다로운 이스라엘을 연장 10회 끝 6-5로 잡았다. 마무리 오승환이 9회 불의의 동점 솔로포를 맞았으나 10회 무사 1,2루 위기를 완벽하게 정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투런포에 1타점 2루타까지, 3타점을 뽑아낸 오지환의 공수주 맹활약도 강렬했다.

그러나 경기내용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뛴 경험이 있는 이승엽 SBS 해설위원은 중계 도중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라고 몇 차례 언급했다. 이미 국내 연습 과정에서 역시 일본야구를 경험한 오승환이 후배 투수들에게 당부했다.

오승환조차 9회초에 결정적 홈런을 맞았다. 선발투수 원태인도 이안 킨슬러에게 1루가 비어있는 상황서 초구에 몸쪽 승부를 하다 한 방을 맞았다.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던 사이드암 최원준도 한 방을 맞았다.

요코하마스타디움은 확실히 홈런이 많이 나온다. 물론 한국도 오지환, 이정후, 김현수의 홈런으로 웃었지만, 투수들이 좀 더 조심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어쨌든 남은 야구 일정은 모두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진행한다. 홈런이 도쿄올림픽 메달 색깔을 바꿀 강력한 변수다.

또 하나는 타선의 응집력이다. 고비마다 홈런이 터지면서 혈을 뚫었지만, 오지환의 7회말 역전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제외하면 그라운드에 떨어진 적시타가 단 한 방도 나오지 않았다. 안타는 홈런 포함 11개가 나왔지만, 잔루도 12개였다.

이스라엘의 까다로운 좌투수들에게 상당히 고전했다. 선발투수 존 모스콧이 1회 한 타자만 상대하고 부상으로 강판하면서 사실상 '위장선발'이었다. 제이크 피시맨과 알렉스 카츠는 같은 좌완이었으나 스타일은 완전히 달랐다. 한국 타자들이 다소 고전했다. 패자전이 포함된 이번 대회 특성상 이스라엘을 또 만날 수 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사실 대표팀 타자들이 정상적인 타격감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 KBO리그 정규시즌이 코로나19 술판 파동으로 예정보다 1주일 빨리 중단됐다. 중단되기 전에도 많은 경기가 비나 역학조사로 취소됐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상무, LG, 키움을 상대로도 오락가락했다. 결국 이스라엘전서 2% 부족한 응집력이 또 드러났다. 결국 실전을 하면서 최대한 감각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승엽 같은 확실한 해결사, 류현진이나 김광현 같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이들을 언제까지나 그리워할 수는 없다. 김경문 감독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스라엘전서 투수교체, 대타 기용 등으로 적극적인 개입을 했다. 결국 개개인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야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첫 승은 짜릿했다. 그러나 차분해질 때다. 그리고 냉정해질 때다. 김 감독은 공개적으로 금메달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갈 길은 멀다. 31일 미국전 준비가 중요하다.

[김경문호. 사진 = 일본 요코하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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