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고척 참사는 없었다, 김경문호를 살린 홈런 세 방[도쿄올림픽]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년 전 참사는 없었다.

시계를 2017년 3월6일로 돌려보자.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에 나섰다. 상대는 이스라엘.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연장 10회초에 결승점을 내주면서 1-2로 졌다. 선발투수 장원준을 시작으로 총 7명의 투수를 투입해 이스라엘 타선을 2점으로 막아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10회까지 단 1점밖에 뽑지 못했다.

이스라엘 선발투수 제이슨 마퀴스를 시작으로 상대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2017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인 시점.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맞춰 빌드업하는 습관이 몸에 벤 타자들이 좀처럼 3월 초에 타격 페이스를 완벽히 올리지 못했다.

어쨌든 변명이었고, 참사였다. 한국은 홈 고척스카이돔에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그래서 이번 2020 도쿄올림픽 첫 경기서 다시 만난 이스라엘전은 참 중요했다.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빨리 정규시즌이 중단되면서 대표팀 타자들의 타격감이 우려됐다. 국내 평가전서도 타자들의 감각은 오락가락했다.

예상대로 타자들의 감각은 완전하지 않았다. 잔루가 8개였다. 그러나 한국에는 홈런이 있었다. 0-2로 뒤진 4회 오지환의 벼락 같은 우월 동점 투런포, 2-4로 뒤진 7회말 이정후와 김현수의 백투백 솔로포까지.

이스라엘은 단기전에 맞춰 투수교체를 현란하게 가져갔다. 선발투수 존 모스콧이 팔꿈치 통증으로 1회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간 뒤 좌완 제이크 피시맨, 알렉스 카츠 등 좌완이지만 유형이 다른 투수를 적절히 기용하며 한국 타선을 괴롭혔다

그러나 한국은 결정적 홈런 세 방으로 이스라엘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특히 오지환의 홈런 한 방과 결승 1타점 2루타가 컸다. 9회말 동점 솔로포를 내줬으나 한국의 6-5 승리. 4년4개월 전 고척 참사는 반복되지 않았다. 한국이 13년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 야구서 2연패 도전을 힘차게 시작했다.

[이정후. 사진 = 일본 요코하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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