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사이 야구 인생 바뀐 박효준...강정호와 다른 천재이기를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지난 17일 콜업 돼 대타로 단 한 경기 한 타석에 들어서고 우익수로 뛴 뉴욕 앙키스 박효준(25)이 겨우 10일 사이에 자신의 야구 인생을 바꿀 엄청난 일을 겪었다.

5일 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경험하고 22일 다시 뉴욕 양키스 트리플A 팀인 스크랜튼 윌크스-배리 레일라이더스로 내려간 박효준은 다시 5일 만인 27일 피츠버그 트리플A 팀인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마이너리그 생활 7년 만에 뉴욕 양키스 메이저리그 데뷔, 22일 다시 트리플A로 추락, 27일 피츠버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트레이드’가 10일 동안 이뤄진 것이다.

큰 변화가 하나 더 있다. 뉴욕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AL East)소속이였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NL Central)이다. 유격수 수비가 뛰어난 박효준이 지명타자(DH) 제도가 있어 공격적 야구를 추구하는 아메리칸리그 보다 수비를 중시하는 내셔널리그로 옮겨 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내셔널리그 중부 5개팀 가운데 밀워키, 신시내티,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컵스 등에 이어 최하위에 처져있다. 27일 현재 선두 밀워키와 18.5경기 차가 난다.

박효준에게는 피츠버그가 기회의 팀이다. 피츠버그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마지막 구단으로 아시아인 최다인 124승째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반면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 중 한명이었던 강정호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강정호가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를 준비 했을 때 뛰던 팀이 이번 박효준이 트레이드된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이다.

강정호는 2014시즌 넥센 히어로즈에서 KBO리그 유격수 최초의 40홈런을 기록했다. 이를 발판으로 2015년 1월17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첫해 연봉이 250만달러, 한화 약 27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피츠버그에서 첫해인 2015시즌 126경기 15홈런, 타율 2할8푼7리, 2016시즌 103경기 21홈런 2할5푼5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2015시즌은 3루와 유격수 자리를 오갔고 2016시즌은 3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28세의 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강정호의 야구 인생은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있던 2016년 12월2일 서울 강남 삼성역 인근에서 음주 교통사고를 내면서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조사 과정에서 2차례 더 음주 운전을 한 과거 이력이 밝혀졌고 정식 재판에 회부돼 징역8개월 집행 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강정호는 2017년 2월22일로 잡힌 첫 공판 때문에 2017시즌 2월17일 시작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결국 2017시즌을 모두 날려버렸다.

2017시즌 피츠버그 구단은 그를 ‘제한 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올려 놓고 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아길라스 시베냐스 소속)에 참가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강정호는 2018년 9월29일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으나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2019년 8월 방출됐다. 그리고 2020시즌 4월29일 키움 히어로즈로 복귀하려고 KBO에 신청했으나 음주 사고는 용서받을 수가 없었고 사실상 은퇴하고 말았다.

1987년 생인 강정호는 현재 34세로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시기인데 야구계에서 더 이상 그를 볼 수는 없다.

박효준의 새 팀인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마이너리그 명문 팀이다.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구단으로 NFL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홈 구장인 루카스 오일 맞은 편에 위치해 스포츠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마이너리그에서 7년을 전전하고 있는 박효준의 마지막 도전이 주목된다. 지금은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게릿 콜, 필라델피아 앤드류 매커친이 모두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를 거쳐 메이저리그 스타가 됐다.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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