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대상화 상관없다-싫다'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 논쟁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기자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올림픽을 지켜봤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올 해 도쿄 올림픽까지 8번의 올림픽을 봤다. 사무실에서 텔레비젼으로 본적도 있고 현장에서 직접 취재를 한 적도 있다. 예전에는 텔렉스나 와이어로 기사거리를 챙겼다면 지금은 온라인 사이트를 뒤져 기사화한다.

그런데 올해 유독 눈에 띄는 기사들이 있다. '유니폼' 관련해서 말들이 많다. 아마 내 기억(물론 기억의 오류도 있다)으로는 이렇게 유니폼을 갖고 유난을 떨고 있는 올림픽은 처음인듯 하다.

시드니때인가 수영복 관련해서 말들이 있었던 적이 있다. 그동안 남자 수영선수의 경우 삼각팬티형 수영복이 대세였는데 호주의 이언 소프 선수가 전신 수영복을 입고나와 올림픽 3관왕에 올라 화제가 되었었다. 첨단과학과 결합된 최첨단 수영복이어서 말이 많았다. 이후 너나할 것 없이 전신 수영복을 입기 시작했다.

혹시 기억하는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딸때 다른 선수는 전부 전신 수영복이었는데 박태환만 반신 수영복을 입었던 것을...

트렌드가 됐던 전신 수영복은 기록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국제수영연맹이 2009년부터 착용을 금지했다. '남자는 허리에서 무릎까지,, 여자는 어깨에서 무릎까지'라는 규정을 만들어서 지금은 남자들은 반신 수영복을 입고 출전한다.

그런데 올해는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을 갖고 말들이 많다. 첨단과 전혀 무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호주여자농구팀의 유니폼이 입길에 올랐다. 호주여자대표팀은 새로운 유니폼을 선보였는데 몸에 딱 달라붙는 스판 재질의 원피스 형태였다. 일본 아식스가 제작했다고 한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벌어졌다. 선수들은 줄곧 이런 원피스 유니폼을 원했고 성적이 좋아 "노 프라블럼(No Problem)"인데 팬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지나치게 유니폼이 몸에 달라붙어 선수들의 몸매를 노출해 성을 상품화 한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은 호주 여자 농구대표팀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선수들이 성 상품화를 반대하며 전통 유니폼을 벗어 던진 것이다.

독일 선수들은 다른 국가 선수들과 달리 몸통에서부터 발목 끝까지 덮는 유니타드 유니폼을 선보였다.

체조 선수들은 원피스 수영복 모양의 레오타드를 입는 것이 ‘전통’이었다. 즉 팔다리가 다 드러난 유니폼이었다.

독일 여자 대표팀이 전통을 거부한 유니폼을 입은 것은 여자 체조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로 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고난도기술을 부리기위해 몸에 착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 의상이 기술보다는 몸매에 더 관심을 보이는 팬들이 있어서 난감해 했었다.

[사진=AFPBBNews, 파울린 쉬퍼 SN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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