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올여름 최고의 피서지"…김윤석 밝힌 #류승완 감독 #조인성 #원동력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윤석(53)이 영화 '모가디슈'로 올여름 극장가를 장악할 전망이다.

김윤석은 26일 오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8일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개봉을 앞두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냈다.

'모가디슈'는 실화를 바탕으로,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코로나19 이전 모로코에서 100% 로케이션을 진행,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냈다. '신과함께' 덱스터스튜디오와 '베테랑' 외유내강이 제작을 맡으며 역대급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탄생시켰다.

김윤석은 극 중 리더십과 책임감을 동시에 지닌 유연한 캐릭터 한신성 대사 역할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가 맡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은 1990-1991년경 대한민국이 UN에 가입하기 이전,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인물이다.

이날 김윤석은 '모가디슈'에 대해 "영화를 보고 이렇게 실감 나게 만들어졌다는 게 정말 놀라웠고, 자랑스럽다. 제가 생각했던 이상의 영상이 나왔다고 본다. 특히나 사운드가 그렇게 입체적으로 디자인됐을 줄은 몰랐다. 시사회에서 보고 난 뒤에 마음에 울렁거림이 남아있어서 배우들끼리도 서로 말을 못 할 정도였다. 몸이 움찔움찔할 만큼 생동감이 대단하더라"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어 "4개월 동안 촬영을 한 건지, 살았던 건지 실감이 안 난다. 동료들, 스태프들과 늘 함께했고 특히 수백 명의 외국 배우들과 그런 장면을 만들었다는 게 굉장히 벅찼다. 자화자찬은 아니지만 굉장히 보람을 느끼면서 업됐다"라고 전했다.

그는 "'모가디슈'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장면들을 머릿속에 상상해봤을 때 작은 도시 하나를 세팅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류승완 감독은 실제로 세팅해냈다.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보다 어렵다 생각한 건 배우들 캐스팅이었다. 아프리카계 흑인들 수백 명을 캐스팅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몇 개월에 거쳐 유럽 등지에서 오디션을 진행했다. 결국 수백 명이 모였을 때, 기적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영어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불어, 모국어를 쓰는 사람이었다. 대규모 총격전의 합을 맞추기 어려운 환경이었는데 그것들을 해나가는 걸 보면서 굉장히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과의 첫 협업은 어땠을까. 김윤석은 "감독님이 제게 주문한 건 '생존'이었다"라며 "생존 이외에 이념, 체제는 그 뒤에 문제이고 가장 중요한 건 생존이라고 하셨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류승완 감독님은 자신의 머릿속의 그림을 형상화시킨다. 이건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휘력과 통솔력, 판단력이 뛰어나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꿰뚫으시고 순수하게 영화를 만들면서 협력하는 능력이 엄청나다"라고 극찬했다.

김윤석 또한 '미성년'(2019)으로 메가폰을 잡았던 만큼, 이번 올 로케이션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류승완 감독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졌을 터. 김윤석은 "한 번 더 느낀 건 '배우가 참 편하구나'라는 거다. '모가디슈' 같은 대규모 작품을 준비하려면 거의 몇 년 동안을 매진해야 한다. 이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하루하루 준비하고 상의하고 물샐틈없이 서로 돕고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실 저는 엄두가 안 났다. '모가디슈'는 정말 하루하루가 배움의 날이었다"라고 밝혔다.

한신성 대사 캐릭터에 대해선 "탈출 장르의 영화들은 영웅적인 인물, 히어로가 주인공으로 사람들을 구출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모가디슈' 속 캐릭터 특히 한신성 대사는 그런 능력이 없다. 육체적으로 강력하거나 머리가 비상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떻게 어떻게 소말리아에 떨어져서 UN 가입이라는 숙제를 안은 인물이다. 28년 동안 이 자리까지 오려고 고생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하고 그런 보통 사람의 모습이다. 여섯뿐인 대사관 식구들과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일부러 경박스럽게 굴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무능하게 당하기도 한다. 정의의 사자의 모습은 아니지 않나. 평범한 중년의 모습이라 자연인인 저와 닮아 있다. 저도 부족함에 혼자서 괴로워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조인성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윤석은 "조인성은 '비열한 거리' 때부터 좋아했던 배우다. 꼭 같이 작업하고 싶었고 인간적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조인성의 연기를 좋아하는 게 굉장히 꾸미지 않고 담백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더욱더 믿음을 주는 연기를 해낸다는 거다. 그 스타일을 너무너무 좋아했는데, 실제로 조인성을 만나보니 이 사람 자체가 그렇더라. 절제력 있고 이성적이고 담백하고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서도 좋았다. 덕분에 즐겁게 '모가디슈'를 촬영했다"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김윤석은 모로코 현지 촬영을 특별하게 추억하기도. 그는 "허준호 형이 바리스타를 자처했었다. 직접 원두를 공수해와서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게도 늘 커피를 내려줬다. 조인성의 방은 보물창고였다. 한국에서 공수해온 음식들이 굉장히 많았다. 후배, 동료들이 보내준 것들도 많았는데 항상 다 나눠줘서 같이 먹었다. 저는 제일 꼭대기 층이라 베란다도 있고 해서 음식들을 다 모아 요리를 해줬다. 미역국도 끓여 먹고 고기도 구워 먹으면서 맥주도 한잔하고 그랬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라고 끈끈한 팀워크를 엿보게 했다.

이어 "음식 때문에 힘든 건 없었다. 원래 로컬 음식 모험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현지 음식이 잘 맞았다"라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김재화도 언급했던 건데 두 어달 넘어가고 하니까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거였다. 하지만 요즘은 또 영상통화도 잘 되고 하니까 그걸로 잘 견뎌냈다"라고 덧붙였다.

김윤석은 "'모가디슈' 촬영이 끝난 지가 1년 반이 넘어가는데 그때는 이런 시대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힘든 상황이 되면 돌파하고 희망을 찾아간다.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이 역사적으로 이어져왔다 생각하기에, 우리도 최선을 다해 이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데뷔 30년이 훌쩍 넘도록 쉼 없이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윤석은 "저도 소위 말하는 갱년기가 다가오고, 겪고 있기도 하다. 제가 건강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일'이다. 꾸준히 일을 하는 것만이 제게 새로움과 호기심을 주고 도전하게 만든다. 그것들이 저를 건강하게 만드는 1순위인 거 같다. 앞으로도 체력이 되는 한 열심히 해나갈 것이다"라고 변함없이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다.

시사회 이후 호평을 이끌며 예매율 1위를 기록 중인 소감도 밝혔다. 김윤석은 "갈 길은 멀지만 일단은 다행이라는 생각은 든다. 평들이 좋고 예매율도 좋은 결과로 가고 있고 감사하기도 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갈 길이 멀다. 녹록한 여건은 아니니까. 28일 개봉 이후 관객들을 만날 텐데 그들의 입속에서 화제가 되어 입소문이 나서 오래오래 생명력을 갖고 나아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모가디슈'는 올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부끄럽지 않게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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