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아쉬움 털어냈다' 불혹 궁사 오진혁의 값진 금메달[도쿄올림픽]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년 전 아쉬움은 없었다.

오진혁(40, 현대제철)은 9년 전인 2012년 런던에서 내심 2관왕을 노렸다.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단체전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임동현, 김법민과 힘을 모았으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하며 런던 단체전 금메달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으나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30대 초반이던 오진혁은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에서 꾸준히 메달을 수확하며 국제용 궁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선발전서 탈락하며 개인전 2연패에 도전조차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30대 중반을 넘어서자 어깨 부상이 왔다. 그래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로 건재를 과시했다. 그리고 도쿄올림픽을 앞둔 선발전을 통과하며 9년만에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았다.

랭킹라운드서 681점을 기록하며 전체 3위를 차지했다. 까마득한 후배 김제덕(경북일고)에게 1위를 내줬고, 2위 브래디 엘리슨(미국)에겐 단 1점 뒤졌다. 그만큼 컨디션이 최상이었고, 26일 단체전서 9년 전 아쉬움을 털어냈다.

9년 전 런던에선 준결승서 쓴잔을 마셨으나 이번엔 한일전 승리를 이끌어냈다. 결승서도 활약하며 웃었다. 단체전 내내 김우진, 김제덕에 이어 가장 마지막 화살을 책임지며 가장 큰 부담을 떠안았으나 극복해냈다.

이제 오진혁의 시선은 개인전으로 향한다. 9년 전 런던에서도 하지 못한 2관왕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진혁. 사진 = 일본 도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