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이순신 장군의 마음가짐으로 [이석희의 처음처럼]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일본의 유력지인 ‘요미우리’는 21일자 스포츠면 기사에서 도쿄올림V픽에 출전하는 한국야구대표팀 소식을 전했다. 그 기사의 제목은 이렇다. “한국, 일본전에 자존심을 건다(日本戰 威信かげる)였다.

사실 내용은 별거 없다. 간추려보면 이렇다. “북경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딴 한국은 국내(KBO) 리그의 선수들로 구성했다. 북경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현재의 상태도 지켜봐야겠지만 전체의 밸런스(팀상황)도 고려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젊은 투수들 가운데 주목할 선수는 한신타이거스 소속이었다가 삼성에 입단한 39살의 오승환. 당초에는 선발이 안되었지만 합류하게 됐다"는 이런 아주 평범한 기사이다.

일본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어떤 각오로 도쿄 올림픽에 임하는 지를 제목에서 잘 밝혀놓은 듯하다.

근데 요미우리의 이 같은 보도는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을 좀 간과한 것 같다. 김 감독은 용장이 아니고 덕장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그 감정을 속으로 참으면서 결국은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스타일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는 그런 감독이다.

지금 대한민국 프로야구판은 KBO리그 출범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19 감염병법 위반과 호텔에서의 술판, 그에 따른 거짓말 등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김경문 감독도 훈련 첫날인 지난 17일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차분히 이야기했다.

이 멘트에서 주목할 단어가 있다. '디펜딩 챔피언.' 이 단어에서 그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문감독은 아무도 예상못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역사에 기리 남을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13년만에 다시 야구는 올림픽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이 두번째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대한민국 사상 구기종목 2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다른 나라 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이다.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리더십을 재확인시켜주고 대한민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각오가 묻어 있는 단어이다.

게다가 선수들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올림픽 참석을 위한 방일도 무산됐다. 일개 일본의 공사 따위가 문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아서도 안될 '0000' 라는 망말을 한 것도 문제가 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 소통 수석은 “국민들의 감정도 고려했다”는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을 의미에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도쿄 올림픽 선수촌내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걸린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국가올림픽위원회(IOC)의 철거 요청을 받고 떼내기도 했다. 대신 욱일기 등을 금지하도록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

올림픽에 정치적인 문제를 끌고 들어오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마음가짐으로 한일전에 임해야되고 반드시 이기고 돌아와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 김감독이 그 가슴에 품고 있는 '프로야구 감독 복귀'꿈도 이루어질 수 있다.

[고척돔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김경문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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