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수, 편안한 듯" 웃을 일 별로 없는 KIA를 웃게 하는 최원준[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우익수가 중견수보다 편안함을 느끼는 듯하다."

KIA 최원준은 입단 2년만인 2017년부터 1군에 자리잡았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시즌,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은 라인업에서도 72경기에 나섰다. 그만큼 타격 재능을 일찌감치 인정 받았다. 2018년과 2019년에도 1군에서 101경기, 90경기에 나섰다.

단, 확실한 자신만의 포지션은 없었다. 전임 감독은 최원준의 타격재능을 살리기 위해 잦은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후 통합우승 멤버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최원준의 포지션도 외야로 고정됐다. 지난해 부임한 맷 윌리엄스 감독은 최원준을 붙박이 우익수로 활용한다.

최원준은 여전히 타격이 수비력보다 강점이다. 생산력이 리그 최하위권인 KIA 타선에서 실질적인 최고 타자다. 64경기서 타율 0313 1홈런 24타점 41득점 15도루에 OPS 0.791, 득점권타율 0.286. 역전패한 24일 수원 KT전서도 1타점 2루타 한 방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런데 최원준은 23일 수원 KT전서 엄청난 수비를 보여줬다. 2-1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의 타구를 절묘한 다이빙으로 걷어냈다. KIA는 당시 2사 만루 위기를 넘겼다. 최원준의 다이빙캐치가 나오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6연패를 당할 가능성이 컸다. 최원준이 방망이가 아닌 글러브로 팀에 1승을 선물한 셈이었다.

실제 최원준은 4월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과거에는)여러 포지션을 하려다 보니 남들보다 (개별 포지션)연습량이 부족했다. 지금은 외야만 하다 보니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다.

여전히 최원준의 외야 수비력이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붙박이 우익수를 맡으면서 안정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2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본인이 중견수보다 우익수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외야도 중견수, 좌익수, 우익수에게 타구가 날아오는 각도가 완전히 다르다. 우익수에서 편안함, 익숙함을 느끼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좋은 수비가 많이 나온다"라고 했다.

KIA는 5연패를 끊고 최하위서 벗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투타 부상자가 너무 많다. 나지완과 류지혁이 돌아왔다. 하지만, 타선의 힘은 떨어진다. 장타력과 기동력 모두 돋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운드가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외국인 원투펀치는 1달 가까이 개점휴업이다. 선발투수 강판 후 마무리 정해영까지 가는 과정은 험난하다. 결국 24일 KT전 역전패.

KIA 팬들이 웃을 일이 별로 없는 2021시즌, 최원준은 임기영, 이의리 등과 함께 팬들을, 그리고 KIA를 웃게 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하위권에 처져 속상한 KIA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수 있는 희망과도 같은 존재다. 이제 최원준의 우익수 수비를 좀 더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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